오지랖이 넓지는 않으신가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자격증 취득에 대해서 회사에서 비용 지원이 되는지 한참 전화를 하고 끊었다. 끊자마자 근처에 있던 직원 하나가 쪼르르 와서 나에게 물어본다.


"왜 계좌이체로 했대요? 회사에서 교육비는 법인카드로 처리하라고 그랬는데?"



이 직원은 귀를 쫑긋 세우고 내가 전화하는 내용을 다 듣고 있었던 것이다. 너 할 일이나 잘하라는 소리가 입에서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자격증 주관사가 계좌이체만 된다고 해서 그렇게 안내했다고 구구절절 설명해야했다.


설명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 내가 얘한테 이걸 설명해야하지? 그리고 내가 감시받는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불편해졌다.





오지랖이 넓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오지랖이란 무슨 뜻일까? 웃옷에 걸치는 겉옷의 앞자락을 뜻한다.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웃옷을 다 가리고도 남을 정도로 겉옷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그만큼 굳이 본인이 참견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간섭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낄끼빠빠, 본인이 끼어야 할 상황과 빠져야 할 상황을 알지 못하고 다 알려고 하고 일일이 조언을 하려고 하는 유형이다.




직장에서 오지랖 넓은 사람들의 유형



1) 팀원들에게 직장생활 덕목에 대해 조언하는 유형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해서 본인만의 개똥철학을 설교한다. 신입사원 때 회식자리에서 술잔은 상사보다 왜 아래로 놓아야 하는지 연설을 늘어놓던 상사가 있었다. 별 것 아닌걸로 자부심 갖고 설교하는 유형이다.




2) 팀 내 모든 일에 다 끼려고 하는 유형

모든 것은 나를 빼고 돌아가서는 절대 안된다. 모든 정보를 다 들으려고 하고 내가 숟가락을 얹어야만 한다. 이들은 팀 내 투명한 정보 공유 어쩌고 하면서 다 알려고 하고 참견한다.




3) 모든 회식자리에 다 끼려고 하는 유형

내가 갈 자리인지 아닌지에 상관없이 회식자리에는 반드시 참석하려고 한다. 회식 안빠진다고 누가 개근상 주는 것도 아닌데 꼭 참석하려고 한다.




4) 회사 물품 통제 유형

누가 팀 간식을 사건 복사를 하건 다 참견한다. 예전 직장에서 컬러 프린트 출력하는 것도 자기 허락 받으라고 하고, 믹스커피는 자기한테 말하고 꺼내서 먹으라고 하는 여자 과장이 있었다. 이들은 통제를 통해 우월감을 느낀다.




5) 사생활 간섭 유형

이성친구는 있는지, 내가 사는 곳이 자가인지 전세인지, 집값은 얼마인지, 왜 자녀를 낳지 않는지 일일이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말하기 싫다는 눈치를 줘도 이들은 요지부동이다.



6) 정치몰입형

기승전 정치로 끝나는 사람들이다. 무슨 말만 하면 결국은 정치 이야기로 이어진다. 한국 정치현실에 대한 분석이 이어진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지만 이건 아닌것 같다. 더구나 정치색이 다를 경우에는 정말 듣기 거북해진다.





왜 오지랖을 부리려고 하는가?


오지랖이 넓은 사람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기 할 말만 머릿속에 가득하고 상대방의 기분이나 입장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그 외의 원인들을 꼽자면,



1) 관심 받고 싶은 욕구

늘 관심에 목말라 있는 유형이다. 어린시절에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면 슬며시 다가와 참견하고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었다.

회사에도 이러한 유형들이 있다. 점심 먹으러 밖으로 나가면 슬며시 끼어 있고, 퇴근길도 같이 가려고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쉬지 않고 단톡방에 올린다. 상대방이 그 글을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2) 자기가 항상 통제해야 한다는 환상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내가 하나하나 다 확인하고 통제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 많은 경우에 이들은 임원이나 팀장의 묵인하에서 조직의 실세로 군림하기도 한다. 윗사람들에게는 기가 막히게 잘하기 때문이다.




3) 눈치가 부족함

상대방이 보내는 언어나 비언어적 메시지에 둔감하다.


"회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네요"


이러면 이제 그만 말하라는 뜻임을 눈치채야 하는데 이걸 모른다. 당신이 회의를 가던 말던 나는 이야기를 계속해야겠다 식으로 나간다.


상대방이 팀장에게 혼나고 주눅들어 있는데 다가가서 왜 혼난거냐고 물어본다. 상대방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인데 기어이 쥐구멍에서 그 사람을 꺼내려고 한다.




4) 정보에 대한 욕심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유형이다. 나만 모르는걸 견디지 못한다. 부서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다 알고 싶어하고 그걸 파워라고 생각한다. 소문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퍼뜨리기도 한다.





오지랖 넓은 사람이 미움받는 이유


대한민국 사람들이 유달리 오지랖이 심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에서 오래 거주한 외국인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면 한국 특유의 오지랖 문화가 많이 나온다.


서구권에서는 개인과 개인 사이에 적당히 거리를 두는 문화가 발달한 반면, 한국의 경우 처음 만나면 나이, 사는곳, 출신학교 등 호구조사부터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한국문화에서도 유난히 오지랖이 넓은 사람들이 있다. 직장에서 이런 오지랖 넓은 사람들은 미움의 대상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간섭받고 통제받는 것을 싫어한다. 내 사적인 공간에 누군가가 훅 하고 들어오면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옳은 말이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라도


"너나 잘하세요"


이 생각이 드는 것이다.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 말을 해봐야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달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을 바라보게 된다. 어떨 때는 그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오지랖을 고치는 방법


오지랖 넓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오히려 팀이 소통이 부족해서 이런 저런 말로 소통을 추구하는 내가 차별을 받는다고 믿는다.

이런 인식 속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기 쉽지 않다.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어짜피 안 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지랖 넓은 것을 고치고 싶은 분들께는 아래 방법을 추천드린다.


오지랖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각 유형별 해결방법을 안내드리고자 한다.


1) 관심형

본인이 관심 받기를 좋아하는 유형이다. 늘 먼저 말을 걸고 귀찮을 정도로 다가선다. 누가 나를 알아줬으면 하는 생각에 여기저기 다 끼려고 한다.


이런 분들께는 쇼펜하우어의 조언을 추천드린다. 어짜피 인생은 나 혼자서 가는 것이다. 내가 좋아서 살면 그만이고 누가 나 안 알아줘도 내가 편하면 그만이다. 이제 타인이 아니라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자.

나처럼 소중한 존재가 그깟 타인의 평가나 관심에 왜 목을 메어야 하는가? 대범해지자.




2) 간섭형

툭하면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 물어보고 그걸 퍼뜨리고 다닌다.

남이 하는 일에 무지하게 관심이 많다. 흥신소 운영하는 것처럼 왜 그런 것에 관심을 갖는지 궁금할 뿐이다. 연예부 기자를 했으면 딱 어울릴 유형이다.


당신의 그런 행동이 타인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당신만의 취미를 갖자. 당신의 에너지를 다른 곳에 쏟자.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에 다른 곳에 관심을 갖게 되면 당연히 타인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게 된다.




3) 통제형

개인적으로 오지랖 세가지 유형 중 가장 타인에게 주는 해악이 큰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앞의 두 유형은 악한 의도가 있어 그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통제형은 타인을 지배하고 군림하려는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바탕에 두고 있다.


통제형인 사람들은... 나도 방법을 잘 모르겠다. 내가 겪어본 나르시스트들은 하나같이 갱생이 불가능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결말은 하나같이 불행했다.


단 한 가지 방법을 드린다면 크게 한번 깨지고 당해보자. 그리고 뼈저리게 내가 잘못되었음을 꼭 느끼자. 통제형은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이니 정신과 치료도 꼭 받기를 권해드린다.





마무리하며


대한민국 사회는 집단주의 문화가 강하다. 오지랖이 친근함의 표현으로, 소통의 한 모습으로 오랫동안 인식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직장 내 오지랖은 많은 사람에게 불쾌감을 준다. 직장은 비지니스 관계로 얽힌 공간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친구가 아니다. 너무 가까이 할 필요도, 너무 멀리 할 필요도 없는 존재들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자.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업무 스킬도 중요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센스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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