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보지 못한 것들을 가지는 방법

by 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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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창가에는 아파트와 산이 보인다.

부산에서는 꽤 유명하기로 소문난 산. 백수가 된 이후에 이사를 왔기 때문에 산을 보며 늘 이런 생각을 한다. 이제 등산도 언제든 할 수 있겠구나. 등산을 즐기지는 않지만 싫어하진 않는다. 그렇게 이사를 온 지 2개월가량이 되었고 나는 한 번도 등산을 하지 않았다. 스스로 핑계를 대보자면 너무 추운 날씨 덕분이다. 오늘은 피곤해서, 오늘은 집에서 운동했으니까, 오늘은 집안일이 많아서, 오늘은 어제의 숙취로 조금 힘드니까.

늘 이유는 있었고 스스로 완벽한 합리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오늘 하지 않았던 것들을 미루게 되면 잠들기 전에 다시 다짐을 하고 완벽한 내일을 꿈꾼다. 그리고 매일 그렇게 하는 중이다. 그리고 정진하지 못하고 정지해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무언가 하지 않고 가만히 있겠다는 선택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용기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용기가 없기에 실천하기 어렵다.


1년 전쯤 건강검진을 받고 나는 충격을 받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것이다. 1주일에 3번 정도 마시는 술 때문인지 간수치도 적지 않게 나왔다.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체육을 전공했던 나는 늘 건강에 대해 누구보다 깨어있었고, 체육학계에서는 최고봉이라고 불리는 자격면허인 운동처방사와 건강운동관리사자격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나름 전문지식 또한 갖추고 있다. 지금도 1주일에 5일 이상은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10대에 했던 운동과 20대에 했던 운동, 30대, 40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운동을 했지만 나이에 맞는 운동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소싯적 때의 신체능력을 잃고 싶지 않아 같은 종류, 강도, 시간, 빈도를 유지하면서 했던 것이 나에게는 독이 되었을 수도 있다. 쉽게 말해 나 스스로 객관화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선택한 운동이 바로 등산이었다. 그땐 일을 하고 있으니 평일엔 등산을 하는 게 불가능했고, 1주일에 한 번은 꼭 등산을 가리라 다짐했지만, 1년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큼 실행력이 저조했다. 그때도 늘 이유는 있었다. 중요하지만 급하진 않았다고 생각한 탓에 급한 것들을 우선순위로 여겨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급하고 중요한 것들을 잃고 살고 있는 요즘,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알고 있지만 인지를 회피하며 살고 있는 요즘이다. 남들은 지금 이 오전 시간에도 경제활동이나 생산적인 활동에 여념이 없지만 나는 지금 태평하게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는 일이 내 직업이 아닌데도 말이다.


누구나 화려했던 과거는 있다. 그 과거를 다시 일으켜 세우긴 힘들 것이다. 메타인지가 부족했던 탓인지 지금 내가 뭘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백수가 된 이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한다. 누구나 어떤 것들을 결정할 때에는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예상을 하고 움직이고 항상 최선책을 선택하여 나에게 득이 되는 결정을 한다. 당장 앞에 있는 것만 쫒다 보면 멀리 보았을 때 역경이 있을 것이고, 멀리 보아 선택한다면 당장의 고난이 동반할 것이다. 그중에 나는 후자를 선택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멀리 보아 내 삶을 기록하는 것이 언젠가 내가 또 다른 갈림길에 놓였을 때 나침반이 돼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에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돈'은 어떻게 마련할 텐가. 정말 다 내려놓고 유튜브를 해서 떡상하길 기대해야 하나. 그렇게 치를 떨었던 '블로그로 돈 벌기'를 다시 해야 하나. 아니다. 내려놓은 것에 미련을 가지지 말고 나 스스로를 믿으면 분명 기회가 온다. 그리고 한 번도 가지지 못한 것을 얻기 위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들을 찾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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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많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 생각을 '아주 가끔'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난 후 나는 매일 상당한 시간을 생각하는데 보낸다. 지금처럼 그런 생각을 하기 좋을 때가 없기 때문이다. 생각은 곧 영감을 만들고 영감은 행동으로, 행동은 곧 현실로 안겨준다고 믿는다. 다시 말해 생각은 곧 현실로 되리라 믿는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빼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숨겨도 드러나게 되어있다는 뜻이다. 나 스스로 송곳이 되리라 굳게 믿진 않지만 일단 그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중요한 결정을 늘 미루었고, 만나려 준비하면 귀찮고 술만 마시게 될 테고 하는 생각에 지인들과도 많이 소원해졌다. 우리는 늘 결정을 해야만 한다.

"즉시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필요한 걸 모두 갖추고 있어도 결정한 일을 이뤄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나폴레온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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