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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첫 팀원을 뽑다

능력과 태도 사이에서의 고민

by 정작가

"팀장님, 이번 채용 경쟁률이 엄청납니다. 입사지원서가 거의 100건이에요."


정 대리의 말처럼, 이번 주니어 채용에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조건은 단순했다. 경력 3년 내외 또는 신입까지 포함한 주니어급 채용이었다.
나는 1차 서류 검토를 정 대리에게 맡겼다. 앞으로 같이 일하게 될 사람이니, 누구보다 실무자가 적합성을 판단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정 대리는 20명을 선정했고, 나는 전공, 경력, 자기소개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3명을 서류 합격자에 추가했다.
서류 전형 이후에는 인적성 검사가 이어졌고, 23명이 응시해 8명이 최종 통과했다.

마음에 두고 있던 몇몇 지원자들은 인적성 전형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면접 날 아침


나는 팀장이 된 후 처음으로 주관하는 면접을 앞두고
1층 커피숍에서 정 대리, 부장님과 함께 마음을 가다듬었다.

면접관은 나를 포함해 총 3명.
정 대리는 직무 중심, 부장님은 인성과 태도 중심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이었다.
“누가 우리와 오래 함께할 수 있을까?”


지원자 중 일부는 확실히 역량이 뛰어났다.
하지만 그중 한 명의 이직 사유는 ‘급여’였다.
우리 회사의 연봉 수준을 고려했을 때, 합격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또 다른 지원자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변했고,
미리 준비한 PT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정말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어느 순간에는, 나보다 우리 회사를 더 잘 아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이런 생각이 맴돌았다.
“이 친구는… 여기보단 더 좋은 회사를 가야 할 것 같다.”


반면, 기대하지 않았던 한 지원자는
스펙은 다소 평범했지만 직무 관련 질문에 무난하게 답했고,
무엇보다 인상도 좋고 성실해 보였다.


긴 면접이 끝나갈 즈음, 나는 조용히 제안했다.

“오늘 끝나고 맥주 한잔 하실래요?”


부장님과 정 대리도 동의했다.



면접이 끝난 저녁, 우리는 근처 맥줏집에 모였다.


"오늘 진짜 힘들었네요."
"근데 결정은 해야 하잖아요, 팀장님."


우리는 맥주잔을 부딪히고, 지원자 하나하나를 다시 이야기했다.
결국, 무난하지만 팀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을 선택했다.
그가 가진 인상과 태도, 그리고 기본적인 역량은 충분했고
팀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부장님은 “이왕이면 남성이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럼, 그렇게 결정합시다.”


맥주잔이 다시 한 번 부딪혔다.
그렇게, 나의 첫 채용은 마무리되었다.




# 작가의 말


지금 나는 알게 되었다.
채용은 무난한 사람이 아닌,
역량이 좋고 일을 잘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람을 뽑는 일이다.


적당한 사람보다,
동료에게 에너지를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이건, 채용의 기본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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