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방문자

20. 최미소의 행방

by 수수

"만나시죠. 만나서 얘기해요."


"그럴 필요 없네. 자네 수사망 좁혀진 것 알고 있나? 자네 공개수배령 내려졌던데."


"그건 아무 상관없어요. 최미나가 죽었어요."


"그렇겠지. 자네가 죽였어. 내가 준 달항아리로."


"눈도 못 감았어요."


한경수는 더 이상 대답 없이 전화를 끊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달항아리로 최미나를 죽인 것. 문수는 궁금했다. 그러나 궁금함도 잠시였고, 문수는 치웠던 이불로 다시 최미나의 몸을 덮어줬다. 지금 몸 안에서 꿈틀거리는 이 허탈함과 미안함, 그리고 인정하기 싫은 죄책감이 문수에게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눈을 뜬 채로 밤을 지새운 문수에게 햇빛이 드리웠다. 문수는 햇빛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얼마나 되었을까, 문을 따고 들어온 송재식과 형사들에 의해 문수는 체포되었다. 문수의 등에 따스함이 여전히 느껴졌다.


경찰서로 들어온 문수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이름, 나이, 직업 등 그 무엇도 대답하지 않았다.

형사는 어르고 달래며 대답을 유도했지만, 문수는 그냥 고개만 푹 숙인 채 입을 열지 않았다. 조사받는 10시간 동안.


기존 조사관이 나가고 송재식이 들어왔다.

그리고 유리창 건너편, 또 한 명의 누군가가 관찰하고 있었다. 흰 가운을 입은 중년 남자. 형사 같지는 않았다.


"나 알죠? 여관에서도 봤고, 그때 오피스텔엔 직접 찾아갔었고. 내가 살인사건으로 전환시킨 거예요. 저예요, 당신 잡은 사람. 저 밉지 않아요?"


"... 안 미워요."


문수가 처음으로 대답했다. 송재식은 침착하게 다음 질문으로 이어갔다.


"지금 최미소는 어디 있는지 알아요?"


"... 몰라요."


"먼저 최미소를 찾아야 해요. 지금 최미소를 막지 않으면, 더 큰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최미소, 원래 원하는 대로 다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렇죠?"


문수는 또다시 입을 닫았다. 그러다 문득 최미소를 어떻게 아는지 궁금해졌다. 최미나, 그러니까 피해자의 언니를 왜 찾지? 최미소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


"그런데 형사님. 최미소는 왜 찾으세요?"


이제는 송재식이 대답 없이 노트북에 무언가를 적어내려 갔다. 문수의 질문에 송재식이 대답하지 않았다. 또, 문수는 무시당한 느낌이었다.


"최미소를 왜 찾냐고요! 사람이 묻잖아!"


수갑을 찬 채로 일어나서 책상을 내리치는 문수를 보고는 더욱 심각한 얼굴로 노트북에 빠르게 무언가를 더 써 내려갔다.

그리고는 송재식이 물었다.


"김문수, 넌 불러낼 수 있잖아. 최미소."


"제가 최미소를 어떻게 불러내요? 최미소는 연락도 안 돼요. 맨날 자기 혼자 필요할 때만 불쑥 찾아오는 년이라고요!"


조사실을 지켜보던 흰 가운을 입은 남자는 차트에 무언가를 적기 바빴다.

조사는 일단락되었다. 조사가 끝난 뒤, 김문수는 구치소 1인실로 안내받았다. 너무나 좁은 곳이었다. 문수는 억울하다며 소리쳤지만,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었다.


열렬히 환호받았던 연극무대가 아닌 텅 빈 소극장에 혼자서 독백 연기를 하는 것 같았다. 관객이 하나도 없는 텅 빈 소극장.


"최미소, 최미소 좀 불러주세요! 최미소가 다 말할 거예요! 제발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문수의 독백이 온 구치소에 울려 퍼졌지만 관객석에서 불평을 늘어놓는 듯한 웅성거림이 들렸다. 문수는 더 이상 연극을 하지 못했다. 여긴 무대가 아니란 걸 알았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10일 오전 11_08_24.png


오늘 12시간 동안 경찰 쪽에서 준비한 질문에 답변받은 것은 없지만, 의사가 적은 차트엔 'DID가 의심됨'이라는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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