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고모

할머니의 치부

by 청주체험가 Mar 09. 2025

할머니는 딸을 친정집에 놓고 왔지만,  딸은 떠난 엄마를 그리워했다.


그 딸은 엄마가 재혼한 사실도 알고 있었고, 자신을 놓고 간 것도 알고 있었다.


엄마를 찾아갔지만 매몰차기 그지없었다.

할머니는 딸의 존재와 재혼한 사실이 흠이라도 되는 것처럼 딸을 멀리했다.




할머니의 네 가지 흠 중에 하나.

첫 번째 딸을 낳았다는 것.

두 번째 남편을 잡아먹었다는 것.

세 번째 재혼

네 번째 재혼한 남편마저 잡아먹었다는 것.


그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딸.

그래서인지 더더욱 딸을 피했다.


엄마는 할머니의 재혼과 고모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느 순간 집에 찾아왔다.

입이 간질간질했던 고모가 우리 엄마에게

자신의 탄생과 할머니가 꽁꽁 감춰왔던 비밀을 술술 말하는 바람에 알게 됐다.


고모는 자신의 엄마를 보러 자주 오지는 못했다. 할머니는 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까 버럭 화를 냈다. 그렇게 딸을 멀리했다.


고모의 등장.

엄마는 힘들었다. 나름 시자 노릇.

이래라, 저래라 내정 간섭이 심했다.



생각해 보면 가장 사랑받을 시기에 엄마와 떨어진 고모, 먼발치서 지켜만 봐야 했던 아기가 불쌍하다. 자신을 치부로 생각했던 엄마를 보며 고모는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싶다가도 우리 엄마는 뭔 죄냐고.

모녀 사이에 끼어서 등 한번 펴보지 못하고.




이전 14화 그런 날이 많았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