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한참 아플 때였다.
지인이 알려 준 곳에 찾아가 병을 고쳤다. 청주 미원면 은행리.
너무 먼 곳이다.
버스를 타고 환승까지 해서 한 시간 반 넘게 걸린다.
좁은 청주 바닥. 20분이면 먼 거리다.
지인은 가끔 직접 데려다주기도 했다.
엄마는 그분에 대해 고마워했다.
좋은 직장을 소개해 주신단다.
한 때 서울에서 유행한 사기 수법이다.
청주는 좀 늦게 왔다. 청주는 좀 느리다.
경찰서에 고소를 접수했다.
경찰은 최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민사로 소송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안내했다.
형사도, 민사도 다 진행했다.
일반인에게 형사고소, 민사소송이라는 것은 살 떨리는 일이다.
다시 그런 경험은 하고 싶지 않다.
법원 근처, 경찰서 근처도 가고 싶지 않다.
드라마를 보면 감정에 호소하거나 멋진 변호사들이 나와 변호해 준다.
그런 사람들은 돈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 일을 계기로 혼자 답변서도 작성하고, 나 홀로 소송하는 것도 알게 됐다. 그때 진짜 두뇌를 풀가동했었다. 전직 법무사 사무장이 나의 답변서를 보고 감탄했을 정도다.
답변서 칭찬이 뭐가 중요한가? 나의 기를 다 뺏기고 만다. 인류애가 사라진다.
저걸 당해? 싶지만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