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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파란색 트럭

진짜 행복을 만나다.

by 창순이

아침 출근길, 신호등이 빨간 불로 바뀌었다.

한산한 거리, 내 차 옆에 낡은 파란색 포터 트럭 한 대가 멈췄다.

트럭 안에는 네 식구가 타고 있었고, 32도의 무더위에도 에어컨 대신 창문을 활짝 열고 있었다.


나는 자연스레 그들에게 시선이 갔다.

에어컨을 틀어 밀폐된 내 차 안과 달리, 열린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작지만 깊었다.

굳게 닫힌 유리 너머, 땀을 흘리면서도 함께 웃는 그들의 모습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진짜 행복 아닐까.’


무더위 속 오래된 트럭.

그 안에 있던 건 낡은 시트도, 더운 바람도 아닌…

서로를 향한 웃음과 따뜻함이었다.


물질적 풍요보다 더 소중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바로 이 순간임을

나는 오늘, 그 가족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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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