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지능도 지능입니다.
"내가 남보다 우월하니까 양심 어기지."
우연히 본 홍익학당 영상에서 이 말을 본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말이 돼? 양심을 어기는 걸 저렇게 당당하게 얘기한다고?
그것도 자기가 우월해서라고 생각한다고?
상식이 부족한 사람인 건가?
그런데 재밌는 건 양심 없다고 당당히 말하던 분들조차,
"그거 지능인데요."라고 하면 부끄러워한다고 한다.
양심 있는 행동을 한다는 건,
그 사람이 바보여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그런 행동 또한 지능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학교에서 어떨지 모르겠는데,
어릴 적 학교에서 IQ(지능지수) 검사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IQ가 높기 때문에
IQ가 높은 것이 무조건적으로 좋다고 여겨지던 시절이었기에
IQ 검사를 하는 날은 엄청나게 긴장하면서
문제를 하나라도 더 풀기 위해 집중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지금은 IQ보다 EQ(정서지수)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기에,
단순히 지능이 높은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교류하고 협력하는데 중요한
EQ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을 많이 만날 수밖에 없는
서비스업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일을 하다 보니
매일 정서지능의 중요성을 느끼곤 한다.
왜냐하면 고객은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무의식 중에 깔려 있어서 그런지, 의도치 않게
'배려받고 있지 못한다.', '존중받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인사'를 하는 상황이다.
인사(人事)를 어학사전에서 검색하면
'마주 대하거나 헤어질 때에 예를 표함.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
이라는 뜻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혹은 헤어질 때 예를 표하는 행동이라는 뜻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상대방에 대한 예를 갖추기 위해서
행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업에서 만난 고객들과는
일방적으로 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면
일반적으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말이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지만, 고객과 직원 간의
관계가 형성이 되면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에 "안녕하세요."하고
돌아오는 답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눈인사나 목례까지 포함해도 절반을 넘기기 어렵다.
"네."하고 인사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들에게는
이러한 경우의 비중이 훨씬 더 커지는 것 같다.
"네."라는 대답으로도 답인사를 한 거 아닌가? 할 수 있지만,
"네."라는 표현은 대답이지 인사말이 아니다.
즉, 인사를 받은 것일 뿐, 인사를 주고받은 것은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인사를 대답으로만 받는 태도가
나이와 상관없이 광범위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먼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인사말 대신 짧은 대답으로
갈음하는 경우는,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인사를 ‘하는 일’보다 ‘받는 일’에 더 익숙해졌기 때문일 수 있다.
위계질서가 뚜렷한 조직문화 속에서
그러한 태도를 오래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상사가 인사를 받기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인사는 상호 간의 예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직급이 높은 상사가 되기보다
부하직원에게 존경받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존중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사는 그 첫 시작이고,
부하직원을 존중하는 일은
결코 권위를 떨어뜨리는 행동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짧은 대답으로만 인사를 대신하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일단은 내성적인 경우, 낯가리는 경우일 수 있다.
낯선 사람의 인사가 갑작스럽고 부담스럽게 느껴져
대응 자체가 어렵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또는 사춘기 시절, 인사를 건네는 것이
쑥스럽고 민망했던 경험이 반복되면서
‘대답만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상대의 인사를 ‘받기만’ 한다는 것은
정서지능이 낮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인사는 단순히 형식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예를 표현하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IQ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부분이
영향을 크게 미치지만, EQ는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EQ와 관련된 영상들을 찾다보면
부모의 시선에서 아이의 EQ를
어떻게 높여줄 것인가와 관련한 영상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자녀의 EQ를 높여주기 위해 부모가 스스로 EQ를 높이고,
본보기가 되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례가 아닐까?
가장 쉬운 예로 어딘가 방문 했을 때,
전화로 상담원과 통화를 할 때
인사를 받기만 하지 말고 같이 인사말을 건네보는 것.
그 작은 실천이 EQ를 높이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