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후기.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그리 많은 시간이 흐르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글은 쓴 이유는.
사실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아버지가 겪었던 일에 대해 주변에 떠들고 다니는 성격도 아니었기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모르는 지인도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굳이 글로 남길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아직도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면, 또는 아버지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어쩔 수없이 저절로 떠오르게 된다.
그 때의 감정은 뭐라고 해야할까.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
슬픈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시원한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유쾌한 것은 아니고.
그렇다면 글로 써보면 어떨까?
그러면 어느정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작업이었다.
다들 한번씩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머릿속으로는 아무리 정리가 안되는 일도, 글로 적어서 정리하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정리되던 경험.
그런데 이 감정만큼은 글로 써봐도 정리가 잘 안되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더 복잡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어설픈 감정이입까지 되면서 그저 미울 뿐이었던 아버지가 참 불쌍하게 보이기까지하니...
그래서 남들에게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의 대한 생각을 적은 내 글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것 뿐이었을까?
다시금 의문이 생긴다.
나는 이 글을 왜 쓴 걸까?
나는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꽤 오랫동안 찾지 못할 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잠들지 못하고 고민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