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장미축제 즐기러 곡성으로 떠나보자
햇살이 따뜻하게 등을 토닥이던 어느 날, 카페 창가에 앉아 문득 달력을 들여다봤다.
5월,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먼저 설레는 달.
그런데 눈에 띈 건, 5월 2일이 임시공휴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반가운 소식.
마음 한구석이 소리치듯 외쳤다.
"이건 떠나야 해!"
그렇게 마음속 여행 지도에 붉은 동그라미가 생긴 곳, 바로 전라남도 곡성이었다.
봄의 끝자락, 초여름의 문턱에서 만나는 곡성은 마치 자연이 쓴 러브레터 같다.
그 속에는 장미 향기와 섬진강 물안개, 그리고 천년 고찰의 고요함까지 다 담겨 있다.
곡성 세계장미축제, 봄의 정점에 서다
매년 5월이면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선 수억만 송이의 장미가 일제히 꽃을 틔우며 사람들을 맞이한다.
2025년에도 어김없이 열리는 곡성 세계장미축제는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이어지며, 그야말로 장미의 바다에 빠지는 열흘이 된다.
이 축제는 단순한 꽃놀이를 넘어서, 장미를 테마로 한 다양한 공연과 체험, 야간 개장까지 더해져 가족, 연인, 친구 모두가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밤 10시까지 운영되는 장미공원에서 조명 아래 활짝 핀 장미는 또 다른 세상의 풍경 같기도 하다.
섬진강 기차마을, 낭만의 선로를 달리다
곡성 여행의 시작은 섬진강 기차마을에서부터.
이곳에선 실제 증기기관차를 타고 섬진강을 따라 달릴 수 있는데, 낡은 기적 소리마저 운치로 다가온다.
옛 기차역을 테마로 꾸며진 이 마을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철도 관련 전시가 마련돼 있어 아이들에겐 작은 꿈의 나라 같고, 어른들에겐 아련한 추억의 풍경을 떠오르게 한다.
같은 공간 안에는 드림랜드 놀이공원도 함께 있어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부터 유아용 기구까지 골고루 갖춰져 있다.
기차 테마로 시작된 하루가 이렇게 다채롭게 이어진다.
곡성의 감성 테마마을, 도깨비와의 조우
기차마을에서 조금만 더 발길을 옮기면, 섬진강도깨비마을이 등장한다.
이름처럼 도깨비를 테마로 꾸며진 이 마을은 독특한 조형물과 놀이시설이 곳곳에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도 많아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곡성의 명소들
곡성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고요한 감성의 고장이다.
그중에서도 꼭 가봐야 할 몇 곳을 다음과 같다.
동악산&도림사: 동악산은 곡성을 대표하는 산으로 환상적인 일출 풍경이 예술이다. 또한 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천년 고찰. 사색이 필요한 이에게는 그 자체로 명상이 되는 곳이다.
태안사와 봉두산: 신라시대부터 이어져온 태안사는 봉황의 형상을 닮은 봉두산 품에 안겨 있어, 산행과 역사탐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침실습지: 이른 아침, 섬진강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현실이 아닌 동양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수달과 흰꼬리수리 같은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곡성의 산과 강, 발길 머무는 그곳
산행을 좋아한다면 동악산을 추천한다.
형제봉을 중심으로 펼쳐진 능선은 완만하면서도 환상적인 일출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또한, 흰 규암으로 뒤덮인 설산은 마치 곡성의 히말라야처럼, 이름 그대로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백미다.
섬진강변 철쭉길: 4~5월엔 섬진강을 따라 붉게 만개하는 철쭉이 눈을 사로잡는다. 드라이브나 자전거 여행, 레일바이크 모두 추천해.
죽곡 대황강 출렁다리: 국내 최초의 관광 목적으로 건설된 인도교. 출렁이는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대황강의 풍경은 발끝까지 시원해지는 경험이다.
곡성의 물길, 그리고 여름의 예고
반구정습지: 대황강의 곡선을 따라 형성된 생태습지로, 충신 김감의 얼이 깃든 역사적 장소이자 자연 보호의 상징이다.
압록유원지: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곳. 여름이면 백사장에서 뛰노는 아이들, 강가에서 낚시를 즐기는 어른들, 그리고 참게탕과 은어회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곡성의 피서 명소다.
맛있는 곡성, 잊을 수 없는 한 끼
곡성은 미식 여행지이기도 하다.
참게매운탕, 은어회, 그리고 다양한 향토음식은 섬진강과 맞닿은 자연 그대로의 맛을 전해준다.
한 그릇의 국물에서 계절이 느껴진다.
곡성은 그 모든 것을 안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봄의 끝자락에서, 장미향을 따라 걷는 길.
아이들과 웃고, 연인과 손잡고, 혼자여도 좋은 그 길 위에서 곡성의 시간을 함께 걸어보는 건 어떨까?
혹시 곡성에 다녀온 적이 있어? 아니면 곡성 여행 중 꼭 가보고 싶은 장소가 있어?
댓글로 너의 곡성 이야기를 나눠줘. 또 다른 누군가의 여행이 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