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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 = 존중

이혼일기, 마지막 상담 episode 2.

by 검정멍멍이




─남편 혹은 아이하고 있었던 장면 중 또 기억나는 게 있을까요?

후... 깊은 한숨이 터져나왔다. '자기 느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바보가 또 어디 있을까? 나는 왜 내 마음조차 이렇게 모르는 걸까?' 하는 자책감에 이리저리 파도에 휩쓸리듯 마음이 흔들렸다.




─음... 저번 주로 기억하고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제 루틴이 그날 이후부터 망가졌네요.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자기 오늘 회식 가야 되니까 애를 좀 봐주라고 얘기를 했어요. 부탁이 아니라 얼굴 보자마자 "나 회식 가야 돼"라고 했었던 것 같아요. 그날은 날씨도 좋아서 하루 종일 행복한 기분이 가득했어요. 딸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뭐 하고 놀아줄까 상상도 해보고 읽고 싶었던 책도 보면서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어요. 뭐 딱히 기분 나쁠 이유가 하나도 없었던 그런 좋은 날이었죠.


─네.


─아무튼 남편이 그렇게 말하고 난 뒤 갑자기 "밥은 내가 해놓고 갈 거야."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밥 안 해도 돼. 저녁은 초아랑 내가 먹고 싶은 거로 해 먹는 게 더 맛있어서."라고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발끈하면서 뭔 말을 그렇게 하냐고 화를 냈어요. 그날 딸하고 먹고 싶어 미리 생각해 뒀던 메뉴도 있었거든요. 또 회식 간다는 사람이 굳이 밥을 차릴 이유도 없고 해주는 게 오히려 더 불편해서 내가 알아서 챙기면 되니 그냥 회식 다녀오라고 말했던 거죠.


─남편은 그렇게 들은 게 아니라 '내가 하는 게 더 맛있고 네가 하는 거는 별로 맛이 없어.' 이런 식으로 들은 거 아닐까요?

─네.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왜 나한테 짜증 내냐고 물어보니까, "몰라 너 말투가 되게 거슬려." 이러는 거예요. 그때부터는 저도 화가 나서 따져 물었죠. 'A로 얘기하든 B로 얘기하든 이건 내 자유인데 왜 내가 너에게 "A라고" 얘기하지 않았다고 기분이 나쁘다고 하는 거야? 왜 나의 말투를 문제 삼는 거야? 그리고 내 말투를 문제 삼으려면 처음에 부탁도 아닌 말을 툭 던져 놓은 너의 말투부터 먼저 돌아보는 게 맞지 않을까? 나는 그냥 내가 밥을 해 먹일 수 있고 내가 해 먹는 게 더 좋다는 의사를 전달했을 뿐인데 나한테 또 뭘 꼬투리를 잡아서 시비를 거는 거야?' 하면서요...


─......


─결국에는 서로 언성이 높아졌고 저도 화가 나서 폭발했죠. 여태까지 잘 쌓아두고 있던 게 또 다 무너져 버린 느낌이었어요. 하필 그날은 조만간에 대화를 잘해보자고 얘기를 하려 했었던 날이었거든요. 참... 그날부터였네요. 생각해 보니까 그날부터 또 막살고 있네요.


─본인은 남편에게 "내가 할 거야. 내가 하는 게 더 맛있어'라고 했을 것 같고...

─아뇨. 그렇게 기분이 상할 여지가 있는 말투로는 안 했어요.


─아니, 그게 나쁜 의미가 아니라 '오늘은 내가 하는 게 더 맛있을 것 같아' 이런 의미였을 것 같아서요. 남편도 '나 오늘 회식 가야 되는데 아이 좀 봐줄 수 있어? 이런 의도였을텐데 그동안 두 분 사이에 역동 때문에 "나 오늘 회식 가야 돼." 이렇게 좀 굉장히 딱딱하게 나온 것 같네요.


─예. 저는 회식을 가야 한다는 그 사람 말에 대해 아무런 조건도 없이 '그래, 알겠어. 일찍 가, 내가 알아서 애 볼게.' 딱 그거 말고 더 이상 아무 말도 안 했거든요.




─만약에... 혹시 집에 카메라 같은 게 있나요?

─아뇨. 없죠.


─카메라 같은 걸 설치해서 두 분 사이에 대화가 오가는 거를 녹화를 해서 둘이 같이 보세요. 그것도 상당히 도움이 되거든요.


─다음 얘기가 딱 그 얘기였어요. 오은영 박사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신청해 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왜 거기서 심판받으려고 해? 그런 걸 원한다면, 네가 다 맞고 나는 다 틀렸어. 그냥 내가 잘못한 거로 하자. 너 말이 다 맞아. 나는 더 이상 어떤 감정 소모도 하고 싶지가 않아.' 결국 그렇게 서로 논쟁하다가 계속 시비조로 막 어쩌고 저쩌고 말하며 언성이 높아졌고, "네 말투의 문제지!" 하면서 따지고 싸워서 더 이상 이성적으로 대화하지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어쨌든 남편은 해결을 하고 싶어 하는 거 같네요... 선생님하고의 사이에서 뭔가에게 자꾸 어긋나는 거를 오은영 프로그램에 나가든지 뭘 하든지 정말 포기하고 이혼할 생각이 100%인 사람은 그런 제안을 하지는 않죠.

─음... 어쩌면요? 남편은 이혼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


내가 만든 찰나의 침묵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어제는 제가 얘기 좀 하자 그랬어요. 그날 다툰 이후로 딸을 데리고 셋이 수원 화성 구경을 하고 와서 서로 좀 누그러진 상태이거든요.

─좋은 시간이었어요?

─싸우는 것보다는 나았었던 것 같아요. '좋았다' 까지는 잘 모르겠고요. 거기서도 또 트러블이 생길 뻔했는데 그냥 제가 잘 참았고, 나름 노력을 많이 했어요. 여하튼 이번 주 중에 얘기를 좀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 놓은 상태예요. 그래서 가급적 오늘부터 이번 주까지 얘기를 조금씩 풀어가 볼 생각이고요.

─무슨 얘기를 하시려고요?


근데 그게 좀 고민이에요. 무슨 얘기부터 해야 되지 근데 너 예전에 왜 그랬어? 그런 얘기는 좀 의미가 없을 것 같고요.


─자기 얘기를 해야지...


─네. 일단은 나는 상담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그리고 나의 감정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을 하고 있다.


─상담을 통해서 선생님에 대해서 이해하시게 된 게 뭔가요?




'나는 어릴 때부터 굉장히 불안이 높았던 아이였던 것 같다. 그런 불안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매번 '화'라는 감정으로 어려움들을 극복해 왔던 것 같다. 그렇게 지금까지는 잘 살아왔었던 것 같다. 그런데 화는 좋은 소통 방법이 아니라는 걸 내가 이해하게 됐고 그게 내가 읽은 책을 통해서든 상담을 통해서든 알게 됐다. 사실 우리가 서로의 감정에 대해서 제대로 된 단어로 표현을 해 본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서로의 과거의 일이든 지금 서로에게 느끼는 바에 대해서 알아차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디서부터 이렇게 꼬였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우리 둘의 삶에 문제가 됐던 일들을 하나 하나 꺼내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다. 모든 걸 원점 혹은 평행선으로 놓고 '너는 그랬구나 나는 이랬는데...' 하는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해봤으면 좋겠다. 대화 과정에서 '이랬니, 저랬니' 하는 이유를 정당화하는 그런 싸움은 하고 싶지 않다. 그런 대화 패턴은 필요 없고 더이상 우리에게 정신적, 마음적 여유도 없으니 그냥 딱 기억나는 거 또 '내가 상담하면서 느끼고 선생님한테 배웠던 그런 방식처럼' 진지한 대화를 해보고 싶다.' 뭐 이런 것들이죠.


'너는 그랬구나...'를 항상 짚어주는 게 중요해요. 한 사람이 얘기를 하잖아요? '내가 이랬고 그때 이래서 이랬어. 그러면 이쪽에서 네가 그렇고 그래서 그랬구나' 하며 인정해 줘야 돼요. 이쪽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도 너는 그렇게 인정해 주는 게 중요해요.


─네. 그렇게 하려고 혼자 연습을 많이 했어요. 마인드 컨트롤도 많이 하고...


─그리고 녹음을 하면서 하면 더 좋아요.


─네. 어차피 맨날 대화할 때마다 녹음해요.

─하하. 그래요?


선생님이 의외라는 듯이 놀라며 말했다.



─네. 여차하면 이혼 자료로 쓰려고 서로 녹음을 해오고 있죠...


─그런 이유보다 같이 들어보기 위해 녹음이 필요하죠.

자꾸 말투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 제 말투도 굉장히 의식해서 신경 써서 할 거고요. '내가 이렇게 했을 때 너는 어떤 부분이 불쾌하거나 못마땅한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음에 다시 대화할 때 또 얘기를 해 주면 좋겠어. 그러면 나는 근데 뭐 대화의 패턴이 뭐 이랬니 저랬니 해서 네가 맞니 내가 맞니 그거는 의미 없으니까 딱 그냥 그랬구나 그게 힘들었구나 그런 얘기를 하는 식으로 노력할게.' 이런 식으로 먼저 언급을 한 후에 밀렸던 대화해 볼 생각입니다.




─그동안 상담을 통해서 또는 그 기간 동안 자신에 대해서
'내가 이런 문제가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된 게 화 말고 또 있으신가요?
특히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음...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제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남편에게 표현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집에 딸을 위한 교육용 포스터가 붙어 있어요. 감정에 대한 표정과 단어를 매칭해 주는 건데... 거기 보면 불쾌함, 걱정됨, 우울함 등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는데 짧았던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그런 감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하면서 남편과 대화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네가 이렇게 얘기하니까 내가 좀 불안해지는 것 같아. 근데 내가 왜 불안 해지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해볼게.' 뭐 이런 식으로 요... 그러니까 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 본 적도 없고, 남편도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을 하셔서 힘들었을 텐데 거기에 대해서 한 번도 저한테 얘기해 준 적이 없었고요.


─......


어릴 적 상처에 대해서 자꾸 딸이나 남편에게 감정 이입을 해서 현재 삶에 투영하는 행위가 불필요하다는 걸 이제라도 제가 깨달았으니까... 저의 원가족과 현재 새로 꾸린 가정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겠네요. 예를 들어 남편에게 이런 식으로 대화를 시도해 보는 거죠. '네가 딸한테 윽박지르고 짜증을 내면 내 어린 시절 아빠가 나를 꾸짖었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내가 괴로운 것 같아.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애가 말을 안 들으면 그래도 내가 이렇게 괴로워한다는 사살을 이해해서라도 애한테 짜증 내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을 해 줄래? 그것도 힘들고 애가 핸들링이 안 되면 차라리 나한테 넘기든가 하는 방법을 새롭게 시도해 봤으면 좋겠어.' 이런 식으로라도 얘기를 좀 해봐야 될 것 같아요.

그냥... 그렇게 '화가 나는 것 같아.' 까지만 하셔도 좋아요. 너무 다음 부탁까지 하는 단계까지 나가면 말씀하신 대로 바로 그렇게 안 될 수 있어요.

─네. 그럴게요. 그러니까 이런 부탁을 하면서도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이런 부탁에도 불구하고 막상 상황이 또 내 마음대로 안 됐을 때 제가 항상 짜증을 내거나 불쾌한 감정이 올라왔었던 패턴이 좀 보이는 것 같아서요. 그런 상황에서 남이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면 내가 불쾌하듯이, 내가 남한테 똑같이 했을 때 상대방 또한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싶지 않은 게 기본 감정이고 생각이라는 '관점'을 항상 기억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네. 좋네요.


─여하튼... 좀 말이 많이 샜는데, 상담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 제가 이해한 것들은... 음... 짜증과 화 그리고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꾸 배척하려고 하는 태도가 저한테 있다는 부분이랄까요?


─그러니까 '신뢰'라는 키워드인 것 같아요.
불안하니까 신뢰하지 않고 그러다 보니 그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항상 깊게 다가가지 못하는 저의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지난 상담을 통해 기록해 둔 종이를 이쪽저쪽 넘기며 선생님이 말을 이어갔다.




─내가 좀 예민하다. 내 안에 가시가 좀 많은 사람인 거는 내가 인정한다. 자기 얘기를 해야 상대가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잖아요?


─그렇죠.


선생님이 다음장으로 메모장을 넘기며 말을 이어갔다.



─또... "내가 남편을 얼마나 이해하려고 노력했나 많이 돌아봤다." 그것도 아주 뭐랄까... 사실이었고 진심이었던 것 같고요. 아버지가 나를 많이 무시했고 그래서 내 안에 무시당할까 하는 그런 두려움도 큰데 그렇게 나를 무시하는 말을 할 때마다 내가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음... 그 얘기도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부부 관계에서 나는 기본적으로 '존중'이 정말 제일 중요한 가치인데 그런 부분들이 서로 안 지켜졌었던 것 같다.


─네. 남편이 본인을 무시하는 말을 할 때마다 상처받는 것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남편을 가르치거나 마치 윗자리에서 '그것도 못해?' 이런 식으로 하는 듯한 태도였던 것도 인정을 좀 해주고... 그리고 지난번 부모님과 대화가 잘 안 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느꼈던 감정들 있잖아요? "아... 나한테는 집이 없구나" 하셨던 그 당시 상황과 느꼈던 마음도 남편은 아마 모르실 거예요.


─네. 그 얘기도 좀 해볼게요. 그 부분은 이렇게 한번 얘기해 보고 싶었어요. '너는 어떤 가정을 꾸리고 싶었니? 사실 우리 이런 얘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나는 이런 가정을 꿈꿨어. 왜냐하면 나의 원 가족이 이런 괴로움을 나한테 줬기 때문에 나는 이런 가정을 꿈꿨어.' 그리고 남편이 저번에 도대체 왜 나랑 결혼한 거라는 질문을 저한테 했는데 그때 제가 대답 안 했거든요. 다음에는 제가 남편과 결혼한 이유와 그의 장점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요.


─네...


─예를 들면 이렇게요. '최근에 "밥은 내가 할 거야"라는 말 한마디에서 네가 기분 나빴던 포인트가 너를 내가 무시한다라는 생각이었잖아. 기분이 나빴으면 나한테 물어보면 될텐데 질문하지 않고 화부터 냈으니... 나 또한 내가 어떤 의도나 생각을 갖고 얘기를 한 부분이 상대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 싶으면 네가 아무리 그렇게 먼저 짜증을 냈다 하더라도 지금 내가 어떤 생각인지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에 대해서 물어봐 줄래라고 내가 노력을 좀 해볼게.'


말을 마치고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싶었다.




─혹시 지금 녹음기를 켜놓고 남편한테 하고 싶은 얘기를 몇개만 한번 이야기해 보세요. 그리고 그 하신 말씀을 한번 들어보세요. 그 이야기가 잘 귀에 들어오는지 튕겨져 나가는지에 대한 포인트를 두고 들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 상담 끝나고 한번 정리해 볼게요. 아마 제가 말을 두서없이 '빠바바박!' 말하는 버릇이 있어서 정리가 필요할 수 있겠네요.


─음... "빠바바박!" 말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말이 글로 치면 문헌체라고 해야 되나? 논문 같은 느낌이랄까? 하하하... 그래서 귀에 잘 안 들어와요. 제가 열심히 듣는데 막 귀까지 못 오는 거예요. 말이... 그러니까 막 정색하는 느낌이 들고 막 이렇게 따지는 느낌이 들고 그래서... 그리고 선생님이 하시는 이야기에 이렇게 정서가 많이 빠져 있어요.



마치 어릴 적 동생 몰래 혼자 먹으려 숨겨뒀던 과자를 들킨 기분과 비슷했을까?
완전히 내 단점을 들춰낸 선생님의 통찰이 놀라웠다.



─"네가 화를 냈고..." 뭐 이렇게 설명을 하시는데, 정서는 쏙 빼고 얘기하기 때문에 더군다나 전달이 안 돼요. 연극배우가 연극 무대에서 감정을 쏙 빼고 대사만 전달하려고 하면 그게 과연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까요? 그러니까 그 부분이 약간 선생님이 가진 독특한 특성이기도 하고 어쩌면 어떤 어려움의 실마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저는 사실 들거든요.


─......


─대화하고 싶어 하세요. 대화하고 싶어 하시는데 대화가 아니야. 이건 뭐라고 해야 되지? 듣는데 머리에 지진 날 것 같아요.



맞다! 내가 설명하면서도 내가 뭔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를 때가 간혹 있었다.
특히 감정과 솔직한 느낌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마다 이상하게 더 기계적으로 말을 하는 내 모습이 지금도 나오고 있구나 싶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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