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벅차게 만드는 작은 주문
출근하면 복도에 첫인사가 울린다. 고학년 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학교 구석구석에 퍼진다. "안녕하세요" 보다 더 자주 들리는 인사말. 나의 오후는 그렇게 행복을 나누며 시작된다.
몇 년 전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께서 처음 제안하셨을 때만 해도 '행복하세요'라는 인사는 조금 어색했다. 입에 붙지 않아 몇 번이나 '안녕 하..." 하다 멈추고 급히 '행복하세요.'로 바꾸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복도에서 마주치는 선생님들, 아이들 "행복하세요~" 한마디면 미소가 피어난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기분이 환해진다.
돌봄 교실 아이들의 인사법은 더 귀엽다.
"선새애앵님~ 햄 뽀옥! 하! 쎄! 요오~!"
말끝마다 하트라도 달린 듯 아이들은 율동하듯 몸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손을 흔드는 아이, 두 손 모아 배꼽인사하는 아이, 심지어 멀리서 외치는 아이도 있다.
어느 날은 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행복하세요는 약속 같아요."
"무슨 약속?"
"모두들 오늘 꼭 행복해야 한다는 약속이요! 안 행복하면 혼 날 것 같아요."
"ㅎㅎㅎ 그러게 듣고 보니 약속 같네."
그 말에 웃음이 나면서도 그럴싸했다.
교실 문 앞에 서서 아이들의 눈을 마주 보며
"행복하세요~"
서로의 하루를 축복하듯 인사를 나눈다. 귀가 시 헤어질 때도 우린 "행복하세요."라고 한다.
그날의 날씨가 흐리든, 일이 많든 그 인사 한마디에 마음이 맑아진다.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라 이렇게 매일 나누는 따뜻한 인사 속에서 피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말 한마디에 천냥빚도 갚는다'는 속담처럼...
"안녕하세요"에서 "행복하세요"로 우리 학교는 오늘도 인사 속에서 행복을 키운다.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의 오늘 하루가 소소함 속에 빛나는 확실한 행복으로 채워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주문을 걸어볼게요.
#행복하세요.
#돌봄 교실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