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줄넘기 수업
제가 또 한번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글을 올려야 하는 날이라 맘만 앞선 나머지 지난번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었네요. 다행히 이번에는 발행한 글을 삭제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해당 글은 여름편 연재글이라 동일한 글을 다시 올리게 된점 ,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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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음악소리를 비집고 줄넘기 소리가 끼어든다.
각자 떨어져서 간단한 몸풀기부터 한다.
하나, 둘, 셋!
아이들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제자리에서 살짝 뛰며 준비를 한다. 몸도 마음도 서서히 리듬을 찾는다. 이제,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된다.
매주 진행되는 음악줄넘기 수업은 음악과 함께 다양한 수업 형식으로 이어진다.
줄넘기 선생님의 호루라기가 울리자 아이들은 왼쪽, 오른쪽으로 나뉘어 서서 릴레이 줄넘기를 시작한다.
왼쪽팀이 다섯 번 뛰고 나면 오른쪽팀이 다섯 번 뛰는 거예요. 또 왼쪽 다섯 번! 오른쪽 다섯 번!
양 팀이 번갈아 뛰는 동안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이 번졌다.
예전엔 줄에 자꾸 걸려 "나 줄넘기 싫어요." 하던 아이도 스무 번도 넘게 거뜬히 뛰어내고 있다.
4세트를 마친 뒤, 강사님이 외치셨다. 이번엔 단체 대결입니다! 다 같이 뛰다가 줄에 걸린 친구는 자리에 앉으면 됩니다. 마지막까지 남는 친구가 이기는 거예요!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너무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어요.~
네에~~ 와아아아~
소리 지르며 들떠한다. 긴장과 기대가 뒤섞인 표정들. 신나는 음악은 계속 흐르고 있다. 꼭 파티장 같다.
하나, 둘, 셋...
열다섯열여섯... 스물...
처음엔 모두가 거뜬히 뛰었다. 하지만 스무 개를 넘기면서부터 하나둘 자리에 앉기 시작한다.
어떤 아이는 줄에 걸린 후 입을 삐죽이며 앉았고,
어떤 아이는 "아~ 진짜 아까워!" 하며 고개를 떨궜다.
그때 평소 잘하던 한 아이가 줄에 걸려 멈춰 섰다.
조용히 땀을 닦던 그 아이, 갑자기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선생님! 실내화가... 갑자기 벗겨졌어요.~!
귀여운 핑계를 댄다. 그 아이는 괜히 뒤꿈치를 탁탁 치며 실내화를 확인했고, 옆자리 친구가 말했다.
실내화 안 벗겨졌으면서...
진짜야~ 아까 벗겨질 뻔했단 말이야~
그런데도 누구 하나 놀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너 오늘 진짜 잘했어." 그 한마디에 그 아이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실내화는 벗겨졌을지 몰라도, 자신감은 단단해졌다. 마지막까지 뛰는 아이는 두 명. 그중에서도 끝까지 뛰어낸 아이는 시온이(가명)였다. 무려 60번을 훌쩍 넘겼다.
허억 허억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 앉은 시온이를 향해
아이들이 달려가 박수를 쳤다.
시온아 진짜 잘했어!
왜 이렇게 잘해?
태권도 학원에서도 배웠거든~
나도 다니는데 난 못해...
그래도 너 오늘 한 번밖에 안 걸렸잖아~
질투도 없고, 경쟁도 없고, '잘했어'라는 말만 오갔다. 아이들끼리의 칭찬은 오히려 더 따뜻하다.
가장 많이 뛴 건 시온이었지만, 진짜 챔피언은
져도 웃을 수 있었고 친구를 향해 기꺼이 박수를 보낼 줄 알았던 모든 아이들이었다.
음악줄넘기 수업의 목적이 꼭 줄넘기만 잘하게 만드는 데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처음엔 줄에 걸려 속상해하던 아이가 음악이 울리는 순간 스스로 줄을 들고 "선생님! 저 먼저 해볼래요!"라고 말할 수 있는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성장 아닐까.
체육대회에서도 청팀, 백팀 나눠 신나게 달리고 놀지만 마지막엔 '응원점수'에 후한 점수를 주곤 한다. 기록보다 더 중요한 건, 얼마나 기쁘게, 함께 했는지가 아닐까. 운동장이 없어도 괜찮다. 줄넘기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단단해진다. 그리고 오늘도 그 작고 환한 챔피언들을 바라보며 나는 또 한 번, 배운다.
#돌봄 교실
#음악 줄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