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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여행 I

다닐 곳이 많은 듯 적은 듯...

by 블랙코지


대한민국 반려견 키우는 인구가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지금 시점에도

반려견과 함께 여행 다니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일단 우리는 여행지를 선정하기 전 반려견 동반으로 가볼 만한 곳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나마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늘었기에 카페나 식당은 조금 더 늘어난 것 같지만

우리 코지는 중형견에 속하고 무게가 16kg이 넘는 강아지인지라 식당이나 카페에 데리고 들어가기엔 꽤 큰 편이라 차에 두고(켄넬에 태우고 있다.) 식사를 하는 편이다.


코지와 산책을 다니다 보면 몇 해전까지는 동반이 되던 관광지도

현재는 안 되는 곳으로 바뀐 곳을 종종 보았다.


이건 그저 내 생각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된 이유는

일반 관광객들의 불편사항이 늘어나고 강아지들의 용변에 대한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도 애견인의 입장이지만 강아지 응가를 치우지 않은 채 방치해 두고 간 것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내 강아지 응가는 하나도 더럽지 않지만 다른 강아지 응가는 나 역시도 더러워 보이는데...

키우지 않는 분들은 얼마나 싫을 것인가.

몇몇 잘못된 반려인들 때문에,

반려인에 대한 인식이나 혜택이 줄어드는 걸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서 함께 동반으로 다닐 만한 여행지가 많은 듯하면서도 적은 것 같이 느껴진다.



KakaoTalk_20251125_192954245_01.jpg 롯데월드 냄새만 맡아보기!



우리 부부는 놀이동산을 좋아하는데 코지와 절대 갈 수 없는 곳이라 섭섭하다.

한국민속촌도 예전엔 가능했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불가능-

국립공원들도 거의 대부분이 동반 불가다.

재미있고 좋은 경관을 함께 누릴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강아지들도 입장료를 조금 내더라도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다... 는 큰 바람이 있다.

물론 반려인들도 에티켓을 더 철저하게 잘 지켜줘야 하겠지만 말이다.




한때는 코지와 비행기 타고 해외로 놀러 가기를 잠시 목표로 삼았던 적도 있었다.

비행기 기내에 태우려면 케이지 포함 무게 9kg이 넘지 않아야 기내에 함께 할 수 있고,

그 무게가 초과하면 화물칸으로 보내야 한다.


하지만...

검색창에 [비행기 강아지]라는 검색어만 써도 연관으로 사망, 열사명, 폐사, 사고 등의 부정적인 단어가

함께 뜬다.

걱정 많은 코지아빠는 혹시라도 일어날지 모르는 사건의 주인공은 되기 싫었기에 "절대 불가"를 외쳤고

내 뜻도 비슷하였기에 잠시라도 함께 비행기를 타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코지 때문에 승용차의 승차감을 좋아하던 사람이 SUV로 차를 바꾸고,

좁은 켄넬은 힘들어할까 봐 큰 켄넬을 구매해 넣어주었다.

그렇게 함께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코지는 다행히 멀미를 하지 않는 아이였다.


'우리 부부는 멀미를 하는데, 넌 참 예쁜 아이다.'




KakaoTalk_20251125_191703501.jpg 어린시절. 어리둥절 코지




우리는 지역 시장과 골목길들을 걸어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헌데 여행 중 낯선 곳에서의 그런 곳은 꽤나 큰 위험이 닥쳐올 때가 있다.


그것은 바로! 풀려있는 중형견 이상의 '견'들이었다.


어느 날 한 시골의 시장 주변을 지나가는 상황에 새끼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미견이 코지를 보고 위험하다고 느꼈는지 불쑥 뛰쳐나와 크게 짖으며 우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불청객은 우리가 맞지.'


코지 리드줄을 잡고 있던 남편은 멀리 도망을 갔지만

어미개는 여전히 우리를 더 따라올 듯 눈빛을 빛냈고,

나는 놀라서 주변에 세워져 있던 하얀 플라스틱 의자를 들어 그 어미견을 향해 휘두르며 위협했다.

위협할 수밖에 없었다.

어미견도 자신의 새끼를 지키기 위해 무서움을 무릅쓰고 나에게 달려들고 있는 게 보였다.


"미안해 오지 마! 갈게 지금 당장 우리가 갈게!"


어미견을 향해 외쳤다.

저 아이도 나도 무서운 상황.


다행히 그 자리에 멈춰 선 어미견도 주춤거리는 게 보였다.

우리는 서로 자신의 새끼를 지키기 위해 애쓸 뿐이었고,

어미견도 더 이상의 행동 없이 물러나주었다.



시골 외곽이나 골목 같은데선 목줄이 풀린 아이들을 만나는 게 정말 무서운 일이었고,

그런 무서운 상황들은 몇 번이나 있었다.


다행히 아직 물림사고 같은 건 일어난 적이 없지만


항상 조용하게 자연을 만끽하며 산책해 보려는

코지네의 시도는

큰 개들의 짖음에 놀라서 도망가는 (쫄보) 코지네 가족의 뒷모습으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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