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종말론

이 세상 단 한 조각이라도

by 어제의 오늘

언젠가 세상에서 ‘사랑’ 이 사라진다면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사랑이 무엇일까.


누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당신의 사랑을 이야기할 것이다.


메마름이 당연해지는 세상에서

마르지 않는 사랑을 주었던 사람,

세상에 버려질 나를 거두어들인 사람,

동화에 사는 것도 아닐 텐데

자꾸만 주어도 더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


언젠가 세상에 사랑이 모두 말라

사랑의 종말이 찾아온다면

내가 끝의 끝까지 떠올릴 할머니의 사랑.

시간이 지나 할머니가 내 곁을 떠난다고 해도

그 사랑이 내 안에 남아 존재할 테니,

할머니는 또 그렇게 세상에 남아질 테다.

내가 그 사랑을 잃지 않고

또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다면

자꾸만 전해지는 사랑 속에서 할머니는

그렇게 영원히 남아질 테다.


나는 그렇게라도 당신을 남겨야겠다.

이 험악한 세상에 사막에라도 꽃피울 단비처럼

그 사랑을 전해야겠다.

나라는 한 사람을 채우기엔 너무나 넘쳐서

기어코 누군가에게 또 전하게 될 사랑,

그 사랑으로 나는 당신을 세상에 남겨야겠다.



자꾸만 그렇게 퍼부어주어서

결국 자신은 다 채우지 못한 불쌍한 인생을

나는 꼭 기억해야겠다고

오늘도 다짐했다.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07화초밥 두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