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단 한 조각이라도
내가 초등학생 때 일이었다.
할머니와 손잡고 교회 다녀오는 길에는
작은 초밥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보이는 큰 배너에는
‘초밥 한 접시 1,100원’
이런 문구가 대문짝만 하게 적혀있었다.
언제부터였지?
아마 할머니가 초밥을 먹어보지 않았다고 한 그날부터,
나는 매일 오고 가는 길에
그 초밥집 앞을 유심히 바라보며 지나치곤 했다.
그러다 결심이 선 것이다.
그날도 할머니 손을 잡고 집에 가는 길에,
잠시만 여기 서있으라며 할머니를 길에 세워둔 나는
겁도 없이 초밥집에 입성!
당당하게 연어초밥 두 알을 샀다.
지금 봐도 웃겨,
사장님은 얼마나 당황스러우셨을까 싶다.
작은 종이상자에
용돈으로 산 연어초밥 두 알을
전리품 마냥 품에 안고서 가게를 나선 나는
할머니 앞에 상자를 들이밀었다.
”이게 뭐여? “
“초밥! 할머니 안 먹어봤다며, 그래서 내가 샀어!”
할머니는 한참 웃으시고선
그 자리에서 상자를 열어 초밥 두 알을 하나는 내 손에,
하나는 할머니 손에 들고 같이 먹자고 하셨다.
첫 초밥의 경험,
그날 우리는 길에서 초밥으로 짠-을 했던가.
사실 초밥 가게도, 그날의 기억도
세세히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후로도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
할머니는 초밥만 보면 그때를 추억하시곤 하셨다.
초밥 세트도 아니고 겨우 두 알,
그 두 알의 초밥이 뭐라고
이렇게 오래도록 추억이 되었는지,
이제 나는 초밥만 보아도 할머니가 떠오른다.
할머니가 그렇게 수많은 것에 나를 담아 기억했듯이
나도 그렇게 할머니를 기억하는 방법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