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THE OPERATION 06화

이야기의 시작: 쾌락과 증언의 경계

인성과 해리

by 호수를 걷다




THE OPERATION

2장. 기억 - 따라잡기


5. 이야기의 시작: 쾌락과 증언의 경계 (인성과 해리)




그녀는 이야기꾼이다.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로 나를 들뜨게 만든다. 그녀의 이야기는 늘 묘하게 매혹적이다.




「옛날 옛날 먼 옛날에, 아름다운 소녀가 살았대. 그녀는 몸이 좋지 않아서 집 밖에 나갈 수 없었고, 그래서 언제나 혼자였어. 대신, 엄마가 있었지.


“엄마? 엄마?”
엄마를 찾으면, 엄마는 어김없이 그 자리에 있었어.


“여기 있어. 이리 와봐.”


엄마는 아이에게 바깥 풍경을 자주 보여줬어. 창밖으로 아슬한 낭떠러지와 함께 차가운 겨울 풍경을 바라보며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이런 거라고 말해줬지.


엄마는 책을 좋아했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했어. 다행히도 엄마는 시간이 많았고, 엄마의 이야기는 딸에게 유일한 즐거움이 되었지.

이야기가 언제나 그렇듯이, 불행하게도 엄마는 곧 죽고 말았어.
다행히 예쁜 소녀는 금세 새 보호자를 만나게 됐어.


소녀는 이야기하는 걸 아주 좋아했어. 언제나 아저씨 무릎에 앉아서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말했지. 아저씨는 소녀가 이야기하는 시간을 아주 좋아했고, 만족스러워했어. 언제나 소녀에게 이렇게 말했지.


“넌 훌륭한 이야기꾼이 될 수 있을 거야.”


어느 날 소녀는 보호자의 식구들이 전부 모인 저녁 식사 날, 경건하고 간단한 미사를 마치자마자 곧 이야기를 시작했어. 그런데 어느 누구도 소녀의 이야기를 즐거워하지 않았어. 그날 보호자 아주머니는 쓰러졌고, 아무도 음식을 먹지 않은 채 집을 떠나버렸어. 그 후 일주일간 소녀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벌을 받았어. 그리고 그 뒤로 모든 것이 변해버렸지.

소녀는 방 밖으로 잘 나올 수 없었고, 말할 수도 없었고, 거의 먹을 것도 받지 못했어. 다행히 아저씨의 방에서는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여전히 무릎에 앉아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


어느 날, 문틈 사이로 소녀가 본 거실의 풍경 속에서 소녀의 아주머니는 가족들로 북적거리는 거실에서 소녀가 곧 큰 거짓말쟁이가 될 거라고 말했어.

아저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대신 이렇게 말했지.


“그 아이는 상상력이 풍부해. 훌륭한 이야기꾼이 될 거야.”


부부는 싸우는 것 같았지만, 서로의 손은 놓지 않았어. 소녀는 문틈 사이로 그 모든 광경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바라봤어. 그리고 소녀가 열일곱 살, 고등학생이 되던 날, 기숙사로 보내졌고, 그 후로 아저씨 외에는 가족 누구도 만난 적이 없어.」




그녀는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해줬다. 뭔가 교묘한 계략이라도 있는 것처럼, 다른 한 곳만 응시하면서.











THE OPERATION

https://brunch.co.kr/brunchbook/the-op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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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소개]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다중성과, 사랑 속에서 일어나는 자아의 분열과 통합을 다룬 심리소설입니다.

융의 ‘Self–Persona–Shadow’ 개념을 바탕으로, 기억과 망각, 침묵과 거짓 사이에서 존재의 경계를 오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사랑은 나를 하나로 만들어주는가, 아니면 또 다른 나를 만들어내는가?”

사랑이 존재의 통합을 이루지 못할 때, 인간은 타인을 통해 자신을 복제하고, 그 시선 속에서 새로운 자아로 다시 태어나려 합니다.


이 소설은 사랑과 정체성을 실험하는 심리소설이자, 복제된 자아의 시대를 사유하는 실존적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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