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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도 때로는 고래를 뒤집는다!

걱정 안 한다더니, 닭가슴살이 냉장고를 꽉 채웠다!

by 감차즈맘 서이윤

아들이 떠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꿈을 위해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다 보니

아들의 고등학교 시절이 자꾸 떠오른다.


밴댕이 엄마의 작은 걱정은

때로는 고래 같은 아들 속을 뒤집어 놓는다.


그리움은 어느새 전화가를 들게 하고,

아들의 시크한 한마디는 밴댕이 엄마를 다시 흔든다.


'걱정 안 해.'라 말해놓고,

결국 닭가슴살로 꽉꽉 채워버린 나였다.


아들의 시크한 한마디에도

밴댕이 엄마는

닭가슴살을 굽고,

냉장고를 닭가슴살로 채운다.


그 유쾌하고도 사랑스러운 하루가 그립다.


그날 이후로 밴댕이 엄마의 걱정은 닭가슴살로 증명되기 시작했다.


나에게 아들은 딸과는 또 다른 걱정을 안겨주는 존재였다.

말 많고 사랑스러운 아들, 그 곁에서 딸은 늘 투덜거린다.


"엄마, 얘는 진짜 말 너무 많아."

운동 좀 시키지 그랬어? 입으로만 운동하잖아.

그래서 진짜 걱정이야."


딸의 말은 늘 사소해 보였지만

그 안엔 은근한 불씨가 되어 나를 흔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


"오늘 어떤 남자애가 나한테 물었어."


"뭘?"


“혹시… 남자 좋아하냐고?”


그 얘길 들은 나는,

눈이 동그래지고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얼굴로 벌컥 물었다..


“헉! 그래서 뭐라고 했어?”


아들은 씩 웃으며 대답했다.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했지.

근데 난 여자 좋아한다고, 예의 바르게 말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기특함 반, 당황 반, 웃음 반, 감동 반…

속으로만, "그래, 넌 누가 뭐래도 내 아들이다!' 하며 박수를 쳤다.


하지만 걱정은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진짜 그럼 어떡하지?

'왜 그 남자애는 아들에게 그런 걸 물어봤대?'


곰곰이 생각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너무 말라서 그런 거다!


결론을 내리니 곧장 다짐이 생겼다.

아들의 몸무게는 내가 책임진다!


나는 곧바로 지갑을 움켜쥐고 마켓으로 직진해

닭가슴살을 여섯팩을 결연하게 사들고 돌아왔다.


"이제부터 너의 근욱은 내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눈에 불꽃을 켜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저녁, 아들은 무심히 말했다.


"내일 친구들이랑 영화 보고 밥 먹을 건데,

엄마 차로 데려다줄 수 있어?"

'

"몇 명 가는데?"


"여자 7명, 남자 3."


이상하게 그 비율에 안도하고 있던 찰나,

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학교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대. 너 보기엔 왜 그런 거 같아?"


그러자 딸의 말이 사람 속을 뒤집었다.


"그야 너무 샌님처럼 행동하니까 그렇지."


으악,

진짜 옆에 있었으면

발로 차버리고 싶을 만큼 짜증이 치솟았다.


나도 모르게 반박을 했다.


"아니야. 인기 많아.

내일도 여자애들이랑 같이 놀러 간다던데."


"그러니까 더 이상한 거지. 남자로 보는 게 아니라,

여자처럼 편해서 데려가는 거야."


...... 오, 마이, 갓.


부아가 치밀었다.

누가 지금 사실을 듣고 싶대? 누가 분석해 달랬냐고!


위로는커녕 짜증만 주는 딸.

결국 나는 딸에게 왜 전화했는지도 안 물어보고,


"엄마 바빠. 나중에 얘기해." 하고는


전화기를 던지듯 끊어버렸다.


그리고는 속을 달래며 저녁상을 차리고 아들을 불렀다.


"삼천마디, 밥 먹으러 와~"


밥상 앞에 앉은 아들에게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아들, 너 여자 좋아하지?

남자 좋아하는 건 아니지?

여자 좋아해? 남자 좋아해?

엄마한테 솔직히 얘기해도 돼...."


(가슴은 이미 두근두근, 심장은 마라톤 중)


닭가슴살을 조물조물 씹던 아들은

살짝 올라간 눈꼬리를 더 치켜세우며 말했다.


"아 진짜....

나 여자 좋아한다고,,,

지금은 그냥, 사귀고 싶은 애가 없을 뿐이야."


나는 또 말했다.


"그냥 사귀어봐, 다 똑같아.

일단 사귀어 봐. 엄마가 전폭적으로 밀어줄게..'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들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엄마 걱정해?"


속으로는

'그럼 걱정 안 하게 생겼냐....' 싶었지만

겉으로는 아주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니, 걱정 하나도 안 해.

근데 말 좀 줄여. 여자애들이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

하고 싶은 말은 엄마한테 해.

엄마가 다 들어줄 테니까..."


그러자 아들이 피식 웃으며 한마디 물었다.


“엄마, 혹시....

걱정돼서 닭가슴살 구운 거야?”


나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아니야. 절대 아니야.!”


아들은 킥킥 웃으며 말했다.


“맞네. 그래서 했구먼~

"아 진짜..

나 여자 좋아한다고!"


그러곤 냉장고 문을 열어보다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엄마, 닭가슴살이 왜 이렇게 많아?

설마.... 내일도 닭 가슴살이야?"


나는 아주 단호하게 대답했다.


", 응 내일도, 모레도

네가 튼튼할 때까지!

앞으로 밥은 닭가슴이랑 달걀이다.

여자친구가 생기는 그날까지!"


오늘도 옛날 생각이 나서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들 맘에 드는 여자 없어?"


"없어."


"그럼 남자는?


아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큰소리로 말했다.


"몇 번이나 말해, 여자 좋아한다고!"


오늘따라 짜증을 내는 삼천마디 목소리도 사랑스러운 날이다.


'아들. 제발 빨리 여자친구 좀 만들어봐...

엄마가 잘해줄게...' 다짐하는 날이다.


짜증 내는 아들의 목소리마저

오늘은 너무나 그리운 날이다.


보고 싶다.


이미지 제작 도움: ChatGPT (AI 이미지 생성)

오르 지어

고심 지어 고등학교 시절

어떤 남자아이가 아들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고 합니다.



“혹시… 남자 좋아해?”



그 얘길 들은 저는, 놀란 토끼눈으로 물었습니다.


“헉! 그럼 뭐라고 했어?”



아들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했어.


근데 난 여자 좋아한다고, 예의 시절엔

심지어 고등학교 시절엔


어떤 남자아이가 아들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고 합니다.



“혹시… 남자 좋아해?”



그 얘길 들은 저는, 놀란 토끼눈으로 물었습니다.


“헉! 그럼 뭐라고 했어?”



아들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했어.


근데 난 여자 좋아한다고, 예의 바르
어떤 남자아이가 아들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고 합니다.



“혹시… 남자 좋아해?”



그 얘길 들은 저는, 놀란 토끼눈으로 물었습니다.


“헉! 그럼 뭐라고 했어?”



아들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했어.


근데 난 여자 좋아한다고, 예의 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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