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이름 사이에서 흔들리며 배우다
어린이집에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나는 다시 ‘엄마’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아이들을 돌보고 돌아온 내 손에는 여전히 아이들의 체온이 남아 있지만,
집 문을 열자마자 내 아이가 달려와 안긴다.
“엄마, 오늘 뭐 했어?”
그 질문에 순간 멍해진다.
교실 속 아이들과 하루 종일 함께하다 보니,
정작 내 아이와의 이야기는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진다.
집에 돌아온 나는 여전히 선생님이기도 하고, 엄마이기도 하다.
식탁 앞에 앉아 밥을 먹으며
낮에 품에 안겼던 작은 얼굴들이 스쳐 지나간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내 아이가 내 시선을 부르듯 바라본다.
그 눈빛은 마치 말없이 묻는다.
“엄마, 오늘 나랑 이야기할래?”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내 아이가 그날 학교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친구와 싸웠는지, 맛있는 급식을 먹었는지.
작은 목소리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다시 엄마로 돌아간다.
낮에는 선생님으로서 누군가의 아이를 돌보고,
밤에는 엄마로서 내 아이를 돌본다.
그 두 역할은 때로는 충돌했고,
때로는 서로를 보듬어주었다.
아이를 재운 뒤 거실 한켠에 앉아 나를 되돌아본다.
나는 아직도 서툴고, 여전히 흔들린다.
하지만 아이들도, 나도, 하루하루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걸 안다.
엄마로서도, 선생님으로서도 완벽할 수 없지만,
그 부족함 속에 진짜 내가 있다.
어느 순간, 내 아이가 나를 꼭 안고 말했다.
“엄마, 오늘도 고생했어.”
그 짧은 한마디가 내 모든 피로를 녹여주었다.
그날 밤, 나는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선물을 받은 사람처럼
조용히 웃으며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