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금금

원효대사 일체유심조

by 지무

의견서 요청은 주초보다는 주말을 앞두고 잦은 편이다. 자문사가 주말을 앞두고 의견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덩달아 노무사의 주말은 업무와 함께 한다.


저녁이 있는 삶은 야근으로 사라졌고, 주말이 있는 삶도 의견서 작성으로 날아갔다. 월화수목금금금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월화수목금금금은 1일 8시간으로 계산할 경우 56시간이지만, 야근이 일상화된 까닭에 실근로시간은 70시간이 넘는다. 만성 과로 산재 기준인 주간 60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숨구멍이 필요하다. 토요일 오전은 아파트 뒤에 있는 북한산 둘레길을 산책하기로 했다. 오후엔 집 근처 도서관에서 업무를 보고, 일요일은 사무실로 출근한다.


사무실은 도어록 비밀번호를 노무사들이 공유한다. 주중, 주말, 밤낮 상관없이 이용 가능하다. 일요일에 출근하면 항상 4,5명의 노무사를 만날 수 있다. "일하기 좋은 일요일입니다"라는 인사말을 나누고 각자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나간다.


주말 근무, 일요일 출근은 주 70시간을 채우는데 많은 기여를 한다.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은 1주간 근로시간은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 재량근로가 적용되는 노무법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나마 경력이 쌓인 노무사는 월화수목금토금의 패턴을 보인다. 토요일 하루는 쉬겠는 일념으로 주중에 매일 같이 야근하고, 일요일에 출근한다. 일이 몰릴 때는 그마저도 어렵다고 한다.


그런 이유일까. 젊은 노무사 중에 3년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


극한직업이다.


원효대사는 해골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깨닮음을 얻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 나름이다. 70시간의 일을 70시간의 놀이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keyword
이전 04화24시간 작성 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