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건은 증거 싸움

평소 증거자료 확보하고 있어야

by 지무

임금체불 사건이 배정되었다. 중국인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연장 및 휴일근로수당이 미지급되었다는 진정을 노동청에 제기한 사건이다. 대표 노무사의 지시에 따라 회사 측을 대리해 피진정인 의견서를 작성하게 됐다.


대형 노무법인에는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가 많은 것이 장점이다. 여러 답변서의 구성을 살펴보고, 세부 목차에 어떤 내용들이 담겼는지, 증거 기록은 어떻게 담겼는지, 노동청이나 노동위원회가 결론을 어떻게 내렸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여러 의견서를 비교하다 보면 다양한 노하우가 생기는 듯하다.


이를 바탕으로 진정 내용에 대응한 각종 자료를 확인하고, 의견서 구성 관련 전략을 세운 뒤 실제 의견서 작성에 들어갔다. 의견서 작성 중에도 다양한 보충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회사 담당자와 수차례 연락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의견서 구성 전략이 바뀌기도 한다.


의견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증거 확보 여부다. 명확한 증거가 있으면 사건이 쉽게 끝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로자나 사용자 모두 뚜렷한 증거가 없을 경우에는 어느 쪽이 논리적으로 의견서를 작성하는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해당 사안에서는 근로계약서상 통상임금 범위, 연장 및 휴일 근로시간 책정 근거, 급여계좌 지급내역 등의 자료 분석을 통해 이미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서상 임금보다 훨씬 많은 급여가 지급되었다는 주장이 인정되며 임금체불 규모가 의미 없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통상 증거가 불투명한 노동사건에선 사용자 측이 유리한 부분이 있다. 각종 인사 자료는 보유하고 있고, 근로자가 모르는 내부 규정을 갖고 있으며, 사측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증인 확보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사 측은 노무사와 함께 사건에 대응하기 때문에 법률적인 논리 전개가 매끄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경우 근로자가 홀로 대응해 원하는 결과를 얻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노무법인에서 대리한 노동 사건에서 근로자가 홀로 대응해 이긴 사례는 거의 찾기 어려웠다.


근로자 입장에선 증거가 될 만한 내용을 평소에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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