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R 정신 무장
‘일터 혁신 컨설팅’ 사업에 투입됐다. 노사가 함께 기업 성과와 근로여건을 제고시키 위한 인사노무 컨설팅을 받는 것으로 고용노동부가 해당 비용을 부담한다. 관련 교육을 받은 노무사들이 ‘채용-배치-평가-보상’으로 이어지는 기업의 인사노무 시스템을 정비하는 컨설팅을 진행하게 된다. 이 사업은 소속 노무법인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프로젝트 매니저(PM) 역할이 맡겨졌다. 오랜 직장생활의 다양한 경력을 감안한 듯하지만,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등이 능숙하지 않아 생기는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터 혁신 컨설팅은 각종 보고 자료 작성 업무가 많기로 유명하다.
며칠 전 대표 노무사는 “혹시 EOS 결과값을 엑셀로 처리해 본 적이 있나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설마요”라고 답했다. 대표 노무사는 “그런 업무는 젊은 노무사들이 잘하지요”라며 웃으며 지나갔다.
나이가 들면서 넉살이 생겼다.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말한다.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고, 잘하는 것도 있기에 일부 못하는 것이 그렇게 부끄럽지 않다. 넘쳐나는 업무에 BJR(배째라) 정신도 되살아 난 듯하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PM 역할을 잘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우수 사례 탐구, 인사노무 트렌드를 점검하며 컨설팅을 준비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응하겠다는 생각으로 인사노무 체계를 잡아 나갔다.
컨설팅을 신청하는 20인 이상 직원을 둔 기업들은 참가 동기도 다양했다. 열혈 인사노무 담당자가 대표이사를 설득해 참여하는 경우도 있고, 직속 상사의 지시로 마지못해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는 자문 노무사의 업무 역량에 감동받아 계열사를 참가시키는 기업도 있었다.
첫 컨설팅을 맡게 된 기업은 열혈 인사노무 담당자가 신청한 경우였다. 착수 보고회에 해당 기업의 노조 위원장도 참석했다. 일터 혁신 컨설팅은 노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라 노조위원장이나 근로자 대표의 참여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직 노조 경험이 있어 노조위원장과 쉽게 교감할 수 있었다.
PM이라는 역할이 여전히 어색하지만, 생각해 보면 못할 일도 아니다. 엑셀을 잘 모른다고 조직을 모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머릿속엔 '우리 회장님'으로 유명한 코미디언 김형곤의 옛 유행어가 계속 맴돈다.
'잘 돼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