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의 나날들

by 김소하연

요즘 아침에 눈을 뜨는 게 힘들다. 아니 말하면 일어나기 싫다.

하루가 멀다고 들려오는 결혼 소식들. 하지만 지금 나에겐 회사도, 나와 미래를 약속한 사람 그 아무것도 없다.




하루빨리 회사에 들어가야 하지만 어디서부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계속되는 불합격에 뭘 해야 할지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침대에 누워 내일은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마음을 먹지만 쉽지 않다. 몇 시간, 며칠이 걸려서 쓴 내 자기소개서는 고작 3초면 아니 요즘은 AI에서 필터링된다고 한다. 내가 아무리 공을 들여 써도 어차피 떨어질 거라는 생각에 자기소개서 쓰기가 무섭다. 자기소개서를 다 쓰고도 제출 버튼 누르기까지 한 참이 걸린다. 내 메일함엔 "지원 완료" 메일만 가득하다. 내 자기소개서를 열람하지 않는 회사들, 열람하고서 연락조차 주지 않는 회사들.



이토록 내가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이유는 간단하다. 난 아무런 재능이 없다. 다시 말해 잘하는 것이 없다. 결론은 난 회사에 들어가서 밥벌이할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 내 꿈은 웃기게도 역설적으로 작가였다. 엄마의 꿈이었다. 사실 그 영향 때문인지 나는 각종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도 많이 했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는 글짓기를 했다.



중학교에 가서 내 꿈이 생겼다. 꿈이라기엔 말도 안 되는 꿈이었다. 그냥 영어가 좋았다. 그래서 영어를 쓰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도 영어영문학과를 희망했었다. 하지만 영어영문학과의 벽은 높았다. 지방대 영어영문학과를 누가 알아줄까. 난 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받지 못하고 영어영문학과를 포기했다. 그렇게 내 인생은 그렇게 흘러갔다. 꿈을 잊은 채. 대학교에 다니다 보니 그냥 그럭저럭 살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영어 학원에서 잠깐 일했다. 참 행복했었다. 그렇지만 어느 나라보다 교육 열정이 넘치는 한국에서 그 흔한 영어 강사를 하기엔 내 학력으로는 터무니없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난 평범하고 평범한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다. 대기업도 중견기업도 아닌 작디작은 중소기업. 누가 뭐래도 난 만족했었다. 내가 가진 능력에 비하면 날 뽑아준 게 너무나 감사한 회사였다. 하지만 난 더 큰 걸 바랐다. 전문성 없는 업무, R&R이 없는 업무에 나는 하루가 멀다고 지쳐갔다. 그래서 뛰쳐나왔다. 좋은 소개로 가게 된 다음 회사. 나와 맞지 않는 옷 "영업"을 하게 되었다. 소개로 간 회사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난 감시당하는 기분이었다. 내 태도, 내 일, 내 말투 어느 한 곳에서 실수라도 하면 날 소개해 준 사람 얼굴에 먹칠하는 일이었다. 숨 막혔다. 잘 적응해 보려고 회식에 가고 업무 외의 일정도 대부분 다 참석했다. 그렇지만 난 무너졌다. 그래서 또 난 회사를 나오게 됐다.



32세. 지금의 나. 전문직 여성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아니 회사원이 되어서 누군가와 가정을 이루고 그렇게 평범하게 살 줄 알았다. 앞으로의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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