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를 넘어서: 마음의 회복
겉으로론 조용한 하루.
그러나 내 안은 늘 보이지 않는 파동으로 흔들린다.
언제 어떤 신호가 울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억울함이 불쑥 치밀어 오를 때면
몸과 마음을 함께 태워버릴 듯 휘젓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신은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을 준다.”
하지만 그 말은 내겐 늘 비껴가 있었다.
무너지는 날에는
그 어떤 말도 그 누구도 내게 힘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선택했다.
내 안을 단단히 세우는 것.
몸이 보내는 경고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고통에 휩쓸리지 않고,
끝내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
그러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나는 사랑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았는가.”
그 물음 앞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부모님의 헌신과 남편의 사랑,
딸의 기도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왔다고.
처음에는 ‘여든까지 살고 싶다’는 바람을 품었지만,
아버지의 신장이 내 안에서 조금씩 소모되어 간다고 생각하면
그 소망조차 무겁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기대를 덜어내기로 했다.
더 오래 살기를 바라기보다,
지금 이 하루를 충실히 품는 연습.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가슴에 고이 안고,
감당할 수 없는 무게는 조용히 놓아버린다.
그것이 내가 배운 엄격한 마음이다.
아픈 몸으로 지나온 시간들이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빚어왔다.
<나의 기록>
신장은 소모성 장기라고 한다.
간은 재생한다지만, 신장은 그렇지 않다.
아버지에게서 이식받은 신장조차 내 몸속에서 서서히 소모되고 있다는 사실이 때로는 너무 억울하다.
행운이라고 스스로 다독여도, 불쑥 올라오는 억울함은 감당하기 어렵다.
몸이 아프면 정신도 함께 무너지고, 다시 일어섰다 쓰러지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단단히 세울 수밖에 없다.
엄격한 마음이 아니면, 나는 쉽게 무너지고 말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