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먹는 새가 남긴 잔상

글로 살아나는 기억, 작가의 심리학

by Itz토퍼
IMG_8088-00.jpg ⓒ 2025 Itz토퍼 Photography


오래전, 화단이 있는 집에 살던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한 마리 새가 대문 곁 홍매화 가지 위에 내려앉더니, 분홍빛 꽃을 톡 물었습니다. 한참을 오물거리던 새는 ‘투~’ 하고 꽃잎을 뱉어냈죠. 자세히 보니 꿀만 쏙 빼먹은 것이었습니다. 어쩐지 마당에 꽃이 유난히 많이 떨어져 있던 이유를 그제야 알겠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녀석, 니가 단맛을 아는구나.”


그 짧은 순간이 제 안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건 단순한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세상이 작가에게 건네는 어떤 암시 같았죠.

세상이란 어쩌면 성경 속 하나님께서 “있으라”라고 말씀하신 그 순간부터 시작되어, 이제는 작가의 손끝에서 ‘글로 존재하게 되는’ 또 하나의 창의적 생명체가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글 쓰는 작가를 ‘직업’이 아니라 ‘소명’이라 부릅니다.

그 새가 남기고 간 짧은 장면은 제 안에 하나의 잔상(殘像)으로 자리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시각적 기억이 아니라, 만물의 호흡 속에서 포착된 세상의 심장 박동이었기 때문입니다.

ⓒ 2025 Itz토퍼 Photography


작가에게 세상은 이미 완성된 서사가 아닙니다


세상은 언제나 ‘글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무형의 에너지’로 존재합니다. 눈앞에서 사라졌지만, 감정의 여운과 의미의 그림자를 품은 채 의식의 수면 위를 떠도는 잔상, 그것이 바로 작가의 글쓰기 출발점입니다.

심리학의 언어로 말하자면, 이 과정은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의 정점입니다.

수많은 감각의 소음 속에서 단 하나의 감정, 단 한 장면을 붙잡아내는 일. 그건 마치 사막의 모래 속에서 보석을 골라내는 정교한 체(sieve) 질과도 같습니다.

이렇게 걸러진 잔상은 마음 깊은 곳에 부호화(Encoding)되어, 단순한 스냅샷이 아니라 ‘의미의 씨앗’으로 뿌리내립니다. 시간이 흐르며 그 씨앗은 흙 속에서 숙성되듯, 단기 기억을 넘어 장기 기억으로 이행하고, 무의식 속에서 자라납니다.


그래서 작가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늘 ‘글의 가능성’으로 해석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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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위로와 빛이 스며들길 바라며, 제 속의 글무리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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