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12월 17일의 하루는
잎이 모두 떠난 자리에서
비로소 더 선명해지는 색으로 시작됩니다.
비워낸 뒤에 남는 것의 힘을 아는 날,
윈터베리 꽃의 날입니다.
오늘은 상실 이후에도 꺼지지 않는 마음의 날입니다.
잃어버린 것보다
끝내 남아 있는 것이 더 또렷해지는,
조용하지만 강한 진실의 날이지요.
윈터베리는
가을이 끝나면 잎을 모두 내려놓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붉은 열매를 남깁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눈 위에서도
그 색은 숨지 않고 드러납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무언가를 잃은 뒤에야
비로소 더 분명해진 마음이 있고,
많은 것을 비워낸 후에
끝까지 지켜낸 가치가 있는 사람.
화려하지 않아도
당신의 존재는
겨울 풍경 속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은 그 남겨진 진심이 태어난 날입니다.
사라진 것들 위에
끝내 남아 빛나는 약속의 날.
윈터베리는
겨울 정원에서 가장 상징적인 식물 중 하나입니다.
잎이 없는 계절에 열매를 남겨
“본질만 남았을 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요.
꽃말은
“인내, 희망, 보호, 기억.”
윈터베리는 말합니다.
“모든 것을 지키지 않아도,
중요한 것은 끝까지 남길 수 있다.”
잎이 모두 떠난 자리
바람은 차가웠고
풍경은 비어 보였다
그러나 그 한가운데
붉은 점 하나가
계절을 붙잡고 있었다
사라진 것들 위에서
끝내 남아
침묵으로 빛나는 마음
나는 그 색을 보며 알았다
강함이란
많이 가진 것이 아니라
끝까지 남은 것이라는 걸
윈터베리의 붉은 숨에서
나는 당신을 보았다
들숨에 비움을, 멈춤에 남겨진 진심을, 날숨에 꺼지지 않는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