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에서 피어난 불씨
※ 이 콘텐츠는 창작된 픽션이며 법률·부동산 정보는 참고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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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인물, 단체, 기관과는 무관하며, 법적 효력은 없는 창작 서사임을 명확히 밝힙니다.
전세금의 일부인
배당금을 받은 마철은
사기를 당하고도 씀씀이는 줄이지 못했다.
“조금만 더 벌면 되겠지.”
“언젠가는 해결되겠지.”
늘 그래왔으니까.
하지만 전세사기를 당한 후 마철은 알게 되었다.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상황도, 마음도, 세상도.
현실은 잔인했다.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장맛비를 조금은 막아준 우산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된 연인 우산이는 소비를 잘 하지 않았다.
우산은 늘 평온한 가정과 좋은 동네의 집이 삶의 목표였다.
우산의 목표
'학군지에서 살아야지.'
그런 마철과 우산은 같은 동네 출신이었다.
빈부격차가 큰 지역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려 자랐다.
어린 시절 우산과 마철은 편견이 없었다.
전교 1등이든 꼴찌든 가정형편이 어떻든
허물없이 지냈다.
이후 사회에 나와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
강남 8학군, 택지지구, 계획도시에서 자란 대학동기
그들은 공기업, 대기업, 전문직 종사자거나 가족 중 한 명이 병원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고향 친구들은 그 중 일부는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친구도 있었고
소년원에 간 이후 자퇴를 해 소식이 없는 친구도 있었다.
우산의 친구 마담도 그중 하나였다.
'건전한 토크바'를 운영한다는 마담.
마담은
장애가 있고 아픈 부모님을 부양하며
생존을 선택한 사람이다.
자신이 운영하는 바에서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우산을 안심시켰다.
이미 우산의 친구 몇명은 마담의 바에 놀러갔다가
그 곳에서 직원들이 큰 돈을 만지는 것을 목격한 후
단기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우산은 문득 마담이 최근에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며
SNS에 글을 올린게 떠올랐다.
마담도 인생의 굴곡이 있었다.
장애를 가진 아픈 부모님 아래
경제적 가장이 되어버린 마담
우산은 마담이 왜 그 선택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마담의 부모님의 병원비 생활비
한 달에 어마어마한 돈이 나가는 상황
우산은 마담을 보며
마담이 살아갈 길을 찾은게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도덕적 가치관의 혼란이 왔다.
과연 내가 타인의 삶을 평가할 수 있나
어릴 적 괴롭힘을 당하던 우산에게
햇살처럼 다가온 따뜻한 친구 마담.
순수하고 맑게 웃으며 우산을 부르던 마담의 얼굴이 떠올랐다.
장애를 가진 부모님이 있고 집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중학생때 괴롭힘을 당하던 마담.
같은 아픔이 있어
웃으며 다가왔던 마담.
하지만 마담과 우산은
다른길을 걸었다.
우산과 마담의 삶은 이제 너무 달랐다.
마담의 결혼식 이후 우산은 그 친구와 연락을 끊었다.
그래서였을까
우산은 학군지에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유튜브로 재테크 영상을 보며 차곡차곡 돈을 모았다.
반면 마철은 사진을 위해 감각적인 소비를 멈추지 못했다.
SNS 속 사진 한 장을 위해
사진을 위해 옷과 음식 커피에 아낌없이 썼다.
유행하는 옷, 음식, 커피
그리도 또다시 월급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마철은 또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 마철 이제는 불안했다.
6년 뒤가 걱정이 됐다.
이 계약이 끝나면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전세사기 이후 마철은
전세 라는 단어만 들어도 심장이 쿵쿵 뛰었다.
부동산 이라는 단어만 봐도 어지러웠다.
6년 계약이 끝나면 언젠간 들어가야할 곳 부동산.
그 생각을 하니 숨이 막혔다.
어느날 지나가며 광고판에 눈이 갔다.
[신도시 브랜드 아파트 분양 예정 - 지금 청약 준비하세요]
마철이 살던 도시에 신도시가 들어온다고 한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처음엔 그렇게 넘겼다.
집을 사면 일어날 피곤함을 없애고 싶었다.
'빚지면 안 된다.' 라는 부모의 경제관이 그대로 각인된 마철의 무의식이었다.
청약통장을 들여다보며 헛웃음을 쳤다.
청약이 중요하다는걸 알았지만 넣다 말다 한 잔고
몇백만원 남짓.
'행복주택 유효기간이 6년이야. 그래도 그동안은 괜찮겠지.'
그러나 어딘가에서
'지금이 아니면 또 놓칠지도 몰라.'
라는 불안한 씨앗이 뿌려지고 있었다.
어느 날 우산이 말했다.
'마철아 청약 넣어보는 건 어때? 요즘 광고 뜨던 그 브랜드 아파트 말이야.'
'응?? 무슨 소리야.'
'너 배당 받은 돈이랑 꾸준히 모은 돈 얼마야? 그 정도면 계약금 될 것 같은데?'
마철은 피식 웃었다.
머릿속에 지우지 못했다.
'그 동네는 너무 구석이야. 교통도 안 좋고 서울 나갈 땐 얼마나 걸릴지 몰라.'
사실 핑계였다.
우산이 말했다.
'그 아파트가 택지 옆에 있어서 지역주민 우선으로 뽑아.
나는 안돼도 마철이 너는 지역주민이라 될 것 같은데?'
사람은 주제에 맞게 살아야 한다.
레버리지의 무서움을 전세사기를 통해 알았다.
문득 마철은 다음 집은 전세가 아닌 내집마련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마철이 집과 관련된 행동을 취하기엔
불안과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마철은 계약금 밖에 없는데
무슨 아파트를 사냐는 생각을 했다.
넣었다 안넣었다 한 청약통장
돈이 없다고 최 저로 맞춰놓은 한달 2만원 자동이체
가점은 고작 12점.
가진건 배당금의 일부 계약금 뿐이어다.
'설마 내가 되겠어?'
마철이는 속으로 그 생각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그러며 마철은
형편에 맞춰 작은평수 25평에 지원해봤다.
그 단지는 택지지구도 아니었고 택지 옆에 붙어있는
그 지역 사람들이 당첨확률이 높은
'지역 우선 공급' 아파트였다.
'그래 해보는 거지 뭐'
결국 마철은 청약을 넣었다.
당첨일 발표날
아침 08:00시
마철의 휴대폰으로 문자 한 통이 왔다.
[Wel발신] 장마철님 ㅇㅇ더퍼스트레이크센트럴포레 111동2222호에 당첨되었습니다.(청약Home>당첨조회)
'...? 진짜 됐다고?'
당첨.
정말 당첨이었다.
추첨제
마철은 눈을 의심했다
심장이 뛰었다. 믿을 수 없었다
마철이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했을 떄
뜻밖의 불씨는 그 낮은곳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