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캉찰캉~ 내 돈은 텅텅~
가챠(がちゃ, ガチャ)는 일본어로 캡슐 토이 자판기에서 레버를 돌릴 때 나는
‘찰캉찰캉’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이다. 이 소리가 뽑기 기계의 작동음과 비슷해,
‘가챠’는 ‘뽑기’라는 뜻으로 확장되었다.
이 미친 도파민 덩어리들.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인형 뽑기 가게가 다시 눈에 많이 띈다.
일명 ‘가챠’. 랜덤 뽑기 기계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나는 잠실역을 자주 가는데, 그 잠실역 지하상가에 인형 뽑기가 천지다.
짱구부터 시작해서 건담 산리오 등등 없는 게 없는.
여러 가지 뽑기들이 많은데, 심지어 랜덤이다.
이 미친.
한번 하는데 금액도 적지 않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오천 원 이상 비싼 건 만이천 원까지 한다.
이 의미 없고 쓸모없는 플라스틱 따위에 내가 돈을 쓸 것이냐!!!!!?
응 쓴다.
한 번 뽑아본 순간, 엄청난 도파민이 터졌다.
심지어 내가 원하는 걸 뽑았을 때 희열이란.
창피함도 까먹고 순간적으로 ‘꺄!’ 소리까지 낸 적이 있다.
왜 사람들이 이런데 돈을 쓰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 나는 가지고 싶어도 인형이 오천 원을 넘어가면 절대 안 샀고,
스티커가 천오백 원을 넘어가면 사지 않았다.
‘쓸모없는 지출’이라며 스스로를 억눌렀던 거다.
하지만 그 억제에는 언제나 작은 갈증이 따라붙었다.
사소하다고 쓸모없다며 스스로 억제하는 동안
마음 한편도 자꾸 억눌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기준을 조금 내려놓았을 때,
소소한 소비를 하기 시작했을 때, 희열이 느껴졌다.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어쩌면 쓸모없어 보이는 소비이지만
그 안에서 난 나를 해방시키는 즐거움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