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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란 무엇일까?

딩크 or 후회?

by 홀씨


나와 동거인은 6년을 연애하고, 결혼했다.

결혼한 지도 어느덧 6년. 평균보다 빨리 결혼해서 둘이 함께한 시간을 합치면 벌써 12년이다.

우리 사이에 아직 아이는 없다. 대부분은 ‘낳을 거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낳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 우리의 미래도 불확실한데 아이를 낳는다는 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일까?

동거인에게 물어보면 항상 이렇게 말한다.

“난 네가 우선이야.”

고맙기도 하고, 당연한 대답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생각한다. 애는 내가 낳으니까, 당연한 거 아니야?


“애를 낳으면 더 행복해?”라는 질문에는 낳은 사람들은 대부분 ‘yes’라고 한다.

아이 때문에 힘든 순간이 있어도, 기쁨이 더 크다고 말한다.

하지만 솔직히, 이미 낳았으니 다시 돌이킬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하는 대답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든다.


인터넷에 딩크족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많은 글에서 ‘후회’라는 단어들이 눈에 띈다.

그 이유로는 대체로 삶의 깊이에 대한 허전함, 겪지 못한 인생의 결핍과 공허,

노후의 고립감, 유산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허무함 때문이라고 한다.

삶을 나누고 전하고 연결할 누군가가 없다는 감정.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난다.

“선택은 자유지만, 그 선택의 무게는 나중에야 실감됩니다.”


나는 속으로 반박한다.

삶의 깊이에 대한 허전함은 누구나 느낄 것이다.

아이가 있다고 그 허전함이 100% 메꿔질까?

노후? 지금 당장 우리 사는 것도 버겁고, 힘든데 아이를 낳아 그 아이에게 우리를 책임지게

하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 말이 안 된다.

마지막 문장은 약간 협박처럼 느껴진다.


그러면 이번에는 아이를 낳는다는 가정을 해보자.

내가 낳았으니까 내 눈에 사랑스럽겠지.

동거인의 미니미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호기심을 해결할 수도 있다.

추가적인 사랑도 생기겠지.


하지만 동시에 걱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내 성격상 아이가 아프거나, 힘들어하지 않을까 매 순간 걱정과 불안을 달고 살고,

나는 ‘나’라는 인간 하나로서 해낸 게 없는데, 아이를 낳으면 그게 내 인생 최대 업적이

되는 건가? 그럼 나는 결국 ‘아이 하나 낳은 사람’으로 끝나는 걸까? 나 혼자 이룬 것은 하나도 없는데..


아이란 무엇일까.

기쁨과 사랑을 주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삶의 균형과 자유를 바꾸는 존재.

그 존재가 내 삶에 들어왔을 때,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

혹은, 지금도 부족한 안정감이 아이로 인해 더 흔들리진 않을까.


나는 아직 답을 찾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아이를 낳는다는 선택이 단순히 ‘낳아야 한다’라는 사회적 기준만으로

결정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를 낳는 기쁨과 그로 인한 책임. 내 삶의 균형과 행복 사이에서, 나는 조심스럽게

길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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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