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우리는 누구나 길을 잃습니다.
때로는 너무 멀리 돌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주저앉아 버리기도 하지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수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면서 조금씩 회복을 배워왔습니다.
처음엔 회복이란
무언가 거대한 깨달음이나 변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알게 되었습니다.
회복은 그런 특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하루를 버텨내는 일, 넘어져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일,
그저 숨을 고르고 다시 한 걸음 내딛는 일
그 모든 순간이 회복의 다른 이름이었음을요.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의 당신이 이미 충분히 잘해오고 있다고.
조금 느리더라도 괜찮다고요.
회복은 완벽한 모습으로 도착하는 게 아니라,
흔들리는 걸음 속에서도 ‘다시 가보자’고 마음먹는 순간에 시작된다고요.
오늘이 유난히 버거웠나요?
괜찮습니다.
오늘은 그저 숨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내일은 조금 다를 수 있고, 아니면 모레쯤에야 달라질 수도 있겠지요.
그 느린 속도조차 회복의 일부입니다.
당신의 걸음에는 당신만의 리듬이 있고,
그 리듬이야말로 당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부디 이 글이 당신의 하루에
잠시나마 가벼운 숨을 더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이 걸어가는 길 위에도, 당신을 응원하는 마음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편지가 당신의 길에 놓인 작은 등불 하나가 되기를.
조용히 빛나며, 당신이 다시 나아갈 용기를 떠올리게 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