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월급.
매일매일 크고 작은 갈등이 생겼지만, ‘마감팀도 바쁘겠지’ 하며 넘기며 근무를 이어갔다.
오픈팀은 청소를 하지 않는 대신 자잘한 업무가 끝도 없었다.
아침마다 발주를 넣고 들어온 물건을 정리하면서 재고를 확인하고, 홀에 청소기도 돌리고, 당일 사용할 과일과 베이스를 준비하고, 케이크도 크림 쳐서 만들어야 하고, 머신 세팅하고, 심지어 발주까지 봐야 했다.
손님을 받으면서 이 모든 걸 단 둘이 해내야 했다.
퇴근 직전엔 또 마감팀이 편하게 판매만 할 수 있도록 베이스류를 채워놓고, 컵·홀더·빨대까지 가득 채워둔 채 퇴근했다.
마감은 정말, 말 그대로 ‘청소만' 하면 되는 구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이 터졌다.
직원들이 근무 방식 조율을 위해 만들어둔 단톡방에 사장님이 갑자기 들어오면서였다.
오픈팀엔 얼굴도 잘 안 비치던 분이, 마감팀에는 꽤 다녀가셨는지 들어오자마자 마감팀 칭찬이 쏟아졌다.
그러더니 느닷없이, 마감팀의 주요 업무였던 성에 제거와 제빙기 청소까지 오픈팀이 맡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마감은 시간이 없으니까.”
그 말 한마디로 끝이었다.
매출도 오픈이 마감보다 훨씬 많다는 걸 알면서도, 사장님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늘 마감팀 편이었다.
일이 너무 바쁘면 오픈 업무를 조금 나눠서 맡던가, 성에 제거와 제빙기를 번갈아 하자는 우리의 건의도 소용없었다.
그냥, 오픈팀이 다 하라는 말뿐.
그날 이후, 나와 언니는 마감팀을 은근슬쩍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들’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월급날이 찾아왔다.
내가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한 직장에서 받은 첫 월급.
얼마나 뿌듯하고 기쁠까 상상하며 금액을 확인한 순간—심장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통장에 찍힌 숫자, 1,364,500원.
최저시급 6,470원이던 시절.
주 6일 근무가 기본이었고, 오픈팀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오픈부터 마감까지 14시간 풀근무도 뛰었다.
야간수당도 붙었을 테고, 식비 지원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금액보다 훨씬 적었다.
조금 더 뼈아팠던 건, 마감팀보다 월급이 더 적었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그 오백 원은 또 뭐였을까. 십 원 단위를 반올림해 주신 걸까.
처음엔 ‘다들 이렇게 받는가 보다’ 했다.
하지만 조금만 물어보니 금세 알 수 있었다.
관련 학과 출신이고, 업계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내게,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다.
“근무 강도에 비해 너무 적게 받는 거야.”
열심히 일한 만큼 대우를 받고 싶다는 건, 나의 너무 큰 욕심일까.
나는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하면서 좋은 사장님을 만날 수 있을까.
그날, 통장에 찍힌 금액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나를 깊은 회의감 속으로 밀어 넣는 무게였다.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고, 지금도 계속되는 이야기지만
월급이 그렇게 적었던 건 단순한 계산 착오가 아니었다.
사장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쓰는 전형적인 꼼수였다.
근무일은 많은데도 금액이 적었던 이유는, 하루 근무 시간이 일반 직장인보다 늘 1시간가량 짧게 짜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 일은 오픈 준비 2시간과 마감 정리 2시간이 사실상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그래서 사장들은 운영만 하는 시간에는 인력을 줄이고, ‘딱 필요한 순간에만’ 직원을 투입하려 했다.
결국 직원들은 줄어든 근무 시간 안에서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하고, 사장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운영이 되지만
이 일을 업으로 삼아 생활해야 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참 불합리한 구조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사장의 시선에서는 또 다른 계산과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원인 내 입장에서 본 현실은 분명 이랬다.
누군가는 지금까지의 나의 이야기를 ‘어린 마음에 하는 푸념’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적어도 여태 바리스타로 살아온 내 경험과, 몸으로 겪은 현실에서 나온 목소리는 분명히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