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금요일에 받은 문자 한 통
가족 모두의 마음에 여유가 피어나는 금요일 오후였다.
주말에 무얼 먹을지, 어디를 갈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수영 강습 중인 아이들을 창 너머로 바라보다 문자 한 통을 받았다.
공단 암검사 결과 암세포 관찰됩니다.
빠른 시일에 대학 병원 진료보시기 바랍니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몇 번을 다시 읽었다.
12월의 숙제처럼 검진을 받았고, 4일 만에 온 문자였다.
한 글자 한 글자 되새기니, 암이라는 단어가 내 안으로 훅 다가왔다.
평생 느껴보지 못한 무섭고 두려운 단어이다.
내가 암이라니...
주말에 아이들과 약속한 주토피아 2를 보았고, 영화를 보는 동안은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었다.
밀물처럼 절망과 슬픔이 차오르면 눈물이 났다가 썰물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이 괜찮아졌다.
하루에 이 상태를 몇 번이나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결과가 나올 줄 꿈에도 모르고
3일 후 예약해 놓은 가족 여행을 계획대로 출발하기로 했다.
일단 비행기를 타고 별일 없는 것처럼 떠나왔다.
아이들이 오랜만의 해외여행으로 마음이 들뜨고 두근거린다고 하니, 나도 웃어 보였다.
암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니, 상상도 안되지만 일단 떠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