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여행 갈 수 있겠지?

by 숨 쉬는 방

나는 대학 동창들 중에 결혼이 늦은 편이다.

친구들의 아이들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거나 한 친구는 딩크족이라서 꽤나 자유롭다.

이 중에서 가장 시간을 내기 힘든 사람은 바로 '나'다.


내 곁에는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고 결이 비슷한 친구 3명이 남았다. 우리는 서로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타입이라 만나면 편하다.

굳이 꾸미지 않고 자랑하지 않아도 되는 친구들이다.


이 중 혜진이와는 사회생활을 같은 시기에 시작해서 비슷한 시기에 돈이 모였다. 이십 대 후반에 우리는 방콕으로 여행을 떠났다. 고급호텔 조식에서 망고를 먹고, 끼니마다 망고주스를 열심히도 마시며 호캉스를 즐겼다. 한껏 멋을 부리고 당시 유명하다는 루프탑에서 칵테일을 마시면서 야경도 즐겼다.


지영이는 대학 때부터 마음이 잘 맞는 친구로 이 친구보다 배려심이 깊은 사람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서른이 된 우리는 대만여행을 갔고, 대만의 맛집과 카페를 찾아다녔다. ! 대만에서도 망고주스와 망고빙수를 열심히 먹었다.


연말 모임을 앞두고 친구들에게 제안했다.

"내년에 우리 도쿄 갈래? 후지산 보러 가자!"

웬일로 너무 쉽게 만장일치가 되었다.

여행 계획 짜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즉시 일정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이미 여행이 시작된 것처럼 좋았다.


12월 5일 단톡방에서 친구들에게 물었다.

"나 암 이래... 후지산 여행 갈 수 있겠지?"

친구들의 희망찬 대답을 기대한 나의 기대 섞인 질문이었다.

이렇게라도 희망을 붙잡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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