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행기를 주차하는 법

미희 ㅡ 학생 파일럿

by Park

"와 내가 탈 비행기가… 저렇게 작아?"


처음 비행학교에 도착한 날. 공항 펜스너머로 주기돼 있는 경비행기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줄지어 서있는 비행기들은 마치 종이비행기 같았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함께 학교를 둘러보러 오신 부모님께서 놀라실까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다들 하니까 괜찮겠지. 안전하겠지, 뭐.




첫 비행은 관광비행 이랬다.


같은 달에 입과한 동기들과 함께 교실에 앉아, 교관님이 오시길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 몇 시간씩 진행되는 이론 교육, 그라운드 수업을 함께 들어야 했다.


그라운드 수업과 비행훈련은 병행된다고 했다.


'이론을 다 배우고 비행에 들어가는 게 아니었나?'


마음속에 의문이 생겼다. 사실 걱정이 됐다. 내가 뭘 안다고? 난 심지어 문과란 말이야.


"첫 비행 어땠어요?"


스케줄이 달라 이미 첫 비행을 마친 동기들도 몇 있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묻자, 그들이 웃으며 눈빛을 주고받았다.


"첫 비행은 원래 관광비행이래. 우리 교관님이 그랬어."

"멀미나 안 하면 다행이지. 귀밑에 붙이고 가."

"그래도 돼요?"

"나도 몰라."




아무렴, 첫 비행은 관광 비행이었다. 이거 밟아봐라, 이거 당겨봐라, 체험이나 조금 하고 동네 풍경을 구경하고 오는 정도.


좋았다. 다행히 멀미는 없었다. 다만 내리쬐는 사막의 햇빛을 정통으로 맞아 온몸이 후끈거렸다. 좁은 칵핏 안 교관님과 맞대고 있는 어깨에, 찌는듯한 열기는 말도 못 했다. 양 쪽 머리 위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는 바깥공기가 유일한 낙이었다.


그마저도 랜딩 후 땅에 도달하니 바람은 들어오지 않았다. 질끈 올려 묶은 머리의 목덜미를 따라 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하얀 유니폼 셔츠는 이미 땀으로 젖어 등에 달라붙어 있었다.


"Your controls."


삐뚤빼뚤한 발놀림으로 페달에 힘을 조절하며 택시 하려 애썼다. 방향조절과 브레이크가 같은 페달에 있는 탓에 조심하려고 해도 자꾸만 끼익끼익 멈춰 서고, 이리저리 방향조절이 안 됐다. 혼이 나갈 것만 같았다.


"어어, 어디 가."


놀리는 건지, 화가 난 건지 가늠이 안 되는 교관님의 말에 대답할 여유조차 없는 난 온 신경을 집중해 일직선으로 나아가려 애썼다. 결국 교관님이 컨트롤을 뺏어가기 전까진.


"My controls."


마주 보고 줄지어 선 비행기들 사이로 우리 비행기가 수직으로 멈춰 섰다. 순식간에 교관님이 시동을 끄고 버튼 몇 개를 만지자 프로펠러가 멈췄다.


그러고 보니, 비행기에 후진기어가 있었던가? 없었던 거 같은데, 그럼 어떻게 저 비행기들 옆에 이걸 주차하지?


그 순간 교관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려."


얼떨결에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서자 뜨거운 바람이 느껴졌다. 교관님은 포크 모양의 쇠막대기를 앞바퀴에 걸고는, 비행기 옆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어리둥절한 채 비행기 옆으로 가 아무 데나 잡고 교관님을 돌아봤다.


"밀어."


아… 그렇구나. 수동이구나.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