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퇴사 이후 내 삶의 CEO 되기

4-1. 프롤로그 | 퇴사 이후, 나를 다시 설계하다

by 일이사구

어렸을 때 본 슈퍼맨 영화가 떠오른다.

빨간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이불 위로 뛰어들던 어린 날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신기했던 건,

날아다니는 장면도, 속옷을 겉에 입은 모습도 아니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회전문을 통과하던 주인공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나오는 장면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회전문은 우리의 인생 같다.

남이 만든 틀 속을 맴돌며,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

겉모습만 달라질 뿐, 본질은 흐려진 채.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을 해본 적 없다면, 거울 속의 얼굴조차 낯설 것이다.

상사가 부르는 이름, 가정에서 불리는 호칭,

이력서에 적힌 직함.


모두가 나를 설명하는 이름이지만,

정작 ‘내 이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 모든 이름을 지웠을 때, 무엇이 남을까.


나는 오래도록 답을 찾으려 했지만,

돌아온 건 사회가 정해놓은 목소리뿐이었다.


나는 얼마짜리 인간일까?

내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값으로 존재를 증명하려 애쓰며,

스스로를 가두기도 했다.


이직과 퇴사를 반복하면서도,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끝까지 남은 건 하나였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직업으로 설명하면 명함과 이력서가 남고,

관계로 설명하면 누군가의 호칭만 남는다.


하지만 흩어진 경험과 배움을 연결해보면,

다른 대답이 가능하다.


정체성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설계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4부는, 이 질문에서 다시 출발한다.


회전문을 나서기 전, 우리는 반드시 물어야 한다.

나만의 대답이 없다면,

바다 위 항해자처럼 나침반 없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


행동은 중요하지만, 나침반이 없다면 오래 가지 못한다.


그래서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재무제표 대신 내 안의 장부를 펼쳐본다.

가진 것은 가능성이고,

두려움은 언제든 기회로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속도가 아니라,

질문을 오래 품는 힘이다.


그리고 내가 붙잡은 첫 번째 질문은 이것이었다.


"직장을 떠난 나는 무엇인가?"




4부의 흐름

4부는 ‘퇴사 이후의 정체성 재설계’에 대한 여정이다.

다음 글들은 그 여정의 단계별 질문이자, 실험의 기록이다.

퇴사 후 정체성, 직장을 떠난 나는 누구인가

인생에는 자동 길안내가 없다

비전, 커리어 설계의 나침반

내 인생 CEO,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나

도전과 실패, 나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삶의 기록,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남기고 싶은가

본류로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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