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석이조, 용돈 벌기
지난 편에 소개했던 필수 장비를 갖추었다면 바로 산으로 가서 엽전과 유물을 찾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전에 기기작동법을 익히고 탐지 스킬을 높일 연습 활동이 꼭 필요합니다.
매우 다행스럽게도 배움의 터인 연습장은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바로 학교죠. 학교는 공부를 배우는 곳이지만 동시에 금속탐지를 배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요즘은 폴리우레탄이 깔린 학교 놀이터가 대세지만 잘 찾아보면 아직 모래가 깔린 곳도 있습니다.
이처럼 모래가 깔린 학교 놀이터를 찾아 나서는 것이 첫 번째 미션입니다.
카카오맵이나 구글맵과 같은 위성지도를 활용하면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 곳을 찾았다면, 금속탐지기를 최대한 편하게 팔에 잘 장착한 다음 코일을 지면에서 5~10cm 정도 띄워 좌우로 스윙하면서 천천히 걸어보세요. 그러다 보면 삐삑~하는 탐지음이 들릴 것입니다. 그러면 신호가 가장 크게 잡히는 곳을 꽃삽이나 괭이로 파보세요. 그다음 핀포인터를 켜고 구덩이 주변을 이리저리 휘저어보세요. 탐지물이 가까워질수록 핀포인터 음의 주기가 점점 짧아집니다. 그러다가 대상물과의 거리가 1~2cm 정도 되면 삐~삐~삐~ 하던 소리가 삑~~~ 하는 연속음으로 바뀝니다. 이쯤 되면 눈으로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장난꾸러기 아이들 특성상 거꾸로 매달리는 걸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간식 사 먹으라고 엄마가 준 쌈짓돈이 주머니에서 줄줄 새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모래 속에는 옛날 10원부터 500원짜리까지 동전이 다양하게 들어있습니다. 또 아이들이 끼던 문방구 반지나 장신구, 장난감까지도 꽤 묻혀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얼마나 많은 동전을 획득하느냐가 주목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금속탐지기를 사용해 땅속에 묻힌 물건의 종류를 파악하고 그 정확한 위치를 가늠하는 훈련이 진짜 목적입니다. 쉬울 것 같지만 처음 해보면 의외로 한 번에 정확한 위치를 빨리 잡아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더구나 쓰레기와 동전의 탐지음을 구분하는 것도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여기는 연습장이니까요.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나오는 그까짓 동전이 얼마나 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열심히 연습하면 그에 상응한 보상이 덤으로 따릅니다. 그러므로 금속탐지인이라면 최선을 다해 탐지기를 돌려야 합니다. 필자가 직접 경험한 바에 의하면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3~8천 원 정도씩 나왔습니다. 아메리카노 커피 두 잔값 정도는 거뜬하죠. 재미있는 금속탐지도 하고, 돈도 벌고, 시원한 커피 한잔 쭉 들이키면 세상 남부러울 것 없는 취미겠죠?
종종 구경하는 아이들이 신기해하며 이것저것 물어볼 때, 설명해 주면서 탐지한 동전을 나눠주면 정말 좋아들 합니다. 더구나 아이들에게 위험할 수 있는 금속 조각이나 칼,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정말 보람 있는 일이죠. 눈에 보이는 깨진 유리조각도 주으면서 교육의 아버지 페스탈로치가 되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과 마주치는 게 정 쑥스럽다면 한적한 늦은 저녁이나 밤 시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놀이터의 특급 포인트는 철봉과 그네 아래입니다. 다만 금속봉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금속인 동전을 탐지할 수 없습니다. 그런 부분도 직접 겪어보면서 익혀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놀이터에서의 연습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됩니다. 제가 아는 어떤 탐지인은 몇 달 동안 학교에서만 묵묵히 내공을 쌓은 다음 산으로 진출해 수많은 엽전과 유물을 찾는 고수가 되었습니다.
커피 사 먹고 남은 동전들입니다. 변색된 동전은 그대로 사용하기 민망해서 이처럼 통에 던져 놓았는데 양이 제법 됩니다. 색깔이 붉으스레 해서 그렇지 50원, 100원, 500원짜리가 대부분입니다. 은행에 가져가면 새 동전 혹은 지폐로 교환을 해주니 가치는 동일합니다. 지금도 이따금씩 밤에 심심할 때 운동할 겸, 동네 초등학교 놀이터를 순회공연하곤 합니다. 몇 달 정도 지나면 놀이터에 동전이 리필 되니까요.
학교 놀이터와 더불어 가까운 공원도 좋은 연습장입니다. 탐지 방법은 놀이터와 동일합니다. 다만 캔뚜껑, 껌종이, 병뚜껑 등 쓰레기가 많고 땅도 단단해 탐지 난이도는 다소 높습니다. 하지만 놀이터와 달리 운이 좋으면 14세, 18세, 24세 금순이를 만날 수도 있죠. 그런데 주인이 누구인지 특정 불가능한 동전과 달리 귀금속은 관계기관에 유실물을 신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신고 후 6개월이 지나도 끝내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습득한 사람에게 소유권이 돌아가게 됩니다. 물론 이를 수령하는 데 22%의 세금이 붙긴 합니다. 뭐 해준 게 있다고 여기서 세금을 떼냐?
이렇게 학교와 공원에서 충분한 경험치를 쌓았다면 다음 미션은 '산에서 엽전 찾기'입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금속탐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