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사람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법
2025년 12월 31일(예정된 어느 겨울). 한 해의 마지막 날.
나는 다시 성안길에 섰다.
하지만 5년 전과는 달랐다. 거리는 한산했고,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으며, 공연도 없었다.
코로나가 모든 것을 바꿔놨다. 성안길도 예외가 아니었다.
2020년, 갑작스런 팬데믹.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모든 공연이 멈췄다.
사람들은 집에 갇혔고, 상점들은 하나둘 문을 닫았다. 그렇게 애써 만든 활기가 사라졌다.
옆을 지나가던 상인이 나를 알아봤다.
"아, 작가님! 오랜만이네요."
성안길 상인회 부회장이었다.
"많이 힘드셨죠?"
"힘들었죠. 정말 힘들었어요. 다 무너지는 것 같았으니까."
그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도 포기하진 않았어요. 온라인 공연도 해보고, 소규모 모임도 하고... 버텼죠."
(일부 상황·인물·대사는 재구성되었습니다.)
2025년 현재, 성안길은 다시 시작하고 있다.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다. 너무 많은 것이 변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됐고, 재택근무가 늘었으며,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알게 됐어요."
상인회 부회장의 말이다.
"화려한 이벤트? 유명 가수 초청? 그런 거 없어도 되더라고요.
정말 중요한 건 사람들이 만나는 거였어요."
그래서 지금 성안길은 다른 방식으로 실험 중이다.
거창한 공연 대신 작은 모임들. 주민들의 취미 모임, 청년들의 스터디, 어르신들의 사랑방.
규모는 작아졌지만 더 끈끈해졌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 됐다.
성안길만이 아니다. 전국의 도시들이 코로나를 겪으며 다시 생각하게 됐다.
무엇이 정말 중요한가?
화려한 개발인가, 아니면 지속가능한 일상인가?
관광객을 위한 도시인가, 주민을 위한 도시인가?
답은 명확해졌다. 주민이 행복하지 않은 도시는 지속될 수 없다.
그래서 많은 도시들이 방향을 바꾸고 있다.
대규모 개발보다는 생활 SOC를.
이벤트보다는 일상 프로그램을.
탑다운보다는 바텀업을.
느리지만 확실한 변화다.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오히려 희망적인 신호들이 보인다.
첫째, 시민들이 깨어났다.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니다.
내 도시, 내 동네의 주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둘째, 행정이 바뀌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리빙랩 같은 새로운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셋째, 연대가 생기고 있다.
도시 간,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협력.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실패 경험을 나누며, 함께 배워가고 있다.
도시는 영원한 베타버전이다.
이 말의 의미를 이제는 안다.
완성이 없다는 게 아니라, 계속 나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패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빼앗아갔다.
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도시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 화려함보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는 것.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한다는 것.
이 이야기를 이어오면서 우리는 많은 도시를 다녔다.
성공한 곳도, 실패한 곳도 봤다.
그 속에서 희망에 부푼 사람들의 목소리와, 좌절한 사람들의 한숨을 만났다.
그리고 깨달았다. 완벽한 도시는 없다는 것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도시는 있다는 것을.
성안길이 그랬고, 홍성군이 그랬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났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했다.
당신의 도시는 어떤가?
2026년 1월 1일. 새해 첫날.
성안길에 작은 현수막이 걸렸다.
"2026년, 다시 시작합니다. 작지만 따뜻한 우리들의 거리로. 함께 만들어가요."
거창하지 않다.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진심이 담겨있다.
이것이 바로 도시의 미래다. 크고 화려한 계획이 아니라, 작지만 진정성 있는 시작.
전문가가 그려준 청사진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도시를 바꾸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거창할 필요 없다.
이웃과 인사하는 것부터. 동네 가게에서 물건 사는 것부터.
골목길을 걸으며 문제를 발견하는 것부터.
도시는 기다리고 있다. 당신의 관심을, 당신의 참여를, 당신의 사랑을.
자, 이제 밖으로 나가자. 당신의 도시로. 우리의 도시로.
도시는 영원한 베타버전이다. 그리고 당신은 그 도시의 개발자다.
업데이트는 지금부터다.
이 글은 실제 사실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내러티브 논픽션입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대화와 상황은 서사적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