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_선택1: 『함께 가는 길』

by FIPL

부엉이 할아버지의 오두막에서 돌아온 친구들은 숲속 공터에 둘러앉아 서로의 눈치를 보며 고민했습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늘 밝고 조용히 친구들을 돕던 너구리 루키였습니다. 루키는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레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함께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토토가 좀 어렵긴 하지만, 우리가 더 잘 도와주면 괜찮을지도 모르잖아?"

루키는 조심스레 말을 끝내고는 친구들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사슴 엘리는 깊이 생각하는 듯 살짝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엘리는 친구들 사이에서 현명한 판단력과 책임감을 인정받는 친구였지요.

"하지만 우리가 지금껏 얼마나 토토를 배려하며 따라줬는데도 달라진 게 없었잖아. 솔직히 축제 준비가 걱정이 돼."

엘리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친구들 모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자 그때까지 조용히 듣고 있던 미미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끼어들었습니다.

"그래도 토토를 빼는 건 너무하잖아? 우리가 토토를 배려해서 조금 더 잘 가르쳐주면 될 거야. 나도 열심히 도울게!"

미미의 밝고 당당한 목소리에 친구들의 시선이 한순간 집중되었습니다. 미미는 자신이 이 상황을 잘 이끌 수 있다는 생각에 내심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루키는 여전히 조금 불안한 듯 작은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그런데 토토가 과연 우리 말을 잘 들어줄까?"

미미는 다시 환하게 웃으며 답했습니다.

"내가 잘 설득해 볼게. 토토도 우리와 함께하고 싶을 거야. 너희는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

친구들은 미미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에 안도감과 동시에 작은 불안감을 느꼈지만, 미미가 워낙 자신 있게 나오자 더 이상 반대하지 못했습니다. 루키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엘리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미미의 의견에 따랐습니다.


다음날, 미미는 토토를 찾아가 밝고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토토야, 너도 같이 하자! 너랑 함께하면 정말 좋은 축제가 될 거야."

지금까지 같이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슨 말인가 하여 토토는 순간 놀라 눈을 깜빡였습니다.

"당연하지! 내가 없으면 축제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

하지만 미미의 예상과 달리 축제 준비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토토는 여전히 다른 친구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만 행동했고, 미미의 열성적인 노력조차 별다른 소용이 없었습니다. 루키는 매번 뒤처리를 하며 점점 지쳐갔고, 엘리는 계속해서 미미와 토토 사이를 중재하며 힘겨워했습니다.

축제 당일, 무대는 장식이 어지럽게 뒤섞였고 연극도 토토가 갑자기 대사를 바꾸는 바람에 엉망이 되었습니다. 무대 뒤에서 엘리는 크게 한숨을 쉬었고, 루키는 풀이 죽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토토는 의기양양하게 무대 위에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어때? 역시 내가 있어야 축제가 빛나지!"

미미는 복잡한 표정으로 토토를 바라보았습니다. 자신의 계획이 어긋나자 미미는 당황했고, 마을 사람들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지만, 토토는 끝까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토토는 여전히 자신이 주인공인 줄 알았지만, 그 무대 뒤에는 실망과 피로에 지친 친구들의 마음이 조용히 흐트러지고 있었습니다.

축제는 결국 엉망이 되었지만, 토토는 전혀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친구들이 더 제대로 협력하지 않았다고 탓하며 다시 자기 방식대로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숲속 길에서 루키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토토야, 너도 알겠지만 다들 네 의견을 좋아해서 따르는 게 아니라, 너를 배려해서 맞춰준 거였어. 솔직히 가끔은 힘들었어."

루키의 작은 용기에도 토토는 놀란 듯 눈을 깜빡이다가 곧 당당히 말을 받았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루키? 다들 내 의견을 좋아했으니까 그렇게 행동한 거잖아. 난 내 방식이 맞다고 생각해. 너희도 좀 더 노력하면 될 텐데, 왜 자꾸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야?"

루키는 당황하여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를 피했습니다. 결국, 그의 진심 어린 말은 토토의 마음속에 닿지 못했습니다.


축제 이후 친구들은 점점 토토를 도와주거나 배려하는 일을 줄여갔습니다. 하지만 토토는 그것조차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는 친구들이 자신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 것을 보고 투덜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엘리가 토토에게 부드럽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토토야, 가끔은 우리 의견도 좀 들어줘. 혼자 결정하지 말고."

그러나 토토는 고개를 갸웃하며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너희를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을 생각하는 거야. 네가 지금 그걸 이해하지 못해서 그래."

엘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없이 돌아섰습니다. 친구들은 점점 더 토토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지만, 토토는 자신이 고립되어 간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토토는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갔습니다. 여전히 그는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굳게 믿었으며, 친구들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마을 어귀의 나무 그늘 아래에서 친구들이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토토는 그 모습에 끼어들려고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를 발견하고는 순간 멈칫했습니다. 미미가 살짝 웃으며 말을 꺼냈습니다.

"아… 토토 왔구나. 그런데 우리 지금 조금 바빠서 말이야…"

평소와 달리 미미의 태도에서 차가움이 느껴졌지만, 토토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래? 그럼 나중에 이야기해! 나도 지금 바쁘거든!"

토토는 씩씩하게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섰지만, 뒤에서 친구들이 작게 한숨 쉬는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토토는 끝내 친구들의 속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계속 고집하며 살아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어느새 토토를 자연스레 멀리하게 되었고, 토토만 혼자서 변함없이 자신이 최고라는 착각 속에 살았습니다.

그의 화려하게 빛나던 가시는 여전히 반짝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무도 그것을 바라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숲속 마을의 일들이 점점 따분하고 지루하게 느껴진 토토는 마침내 먼 마을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스스로를 최고라 믿는 토토는 어디를 가든 환영받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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