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_선택2: 『엇갈린 마음』

by FIPL

부엉이 할아버지의 오두막에서 돌아온 친구들은 숲속 공터에 둘러앉아 말없이 서로의 눈치만 살폈습니다. 모두의 표정엔 근심과 망설임이 짙게 묻어 있었습니다. 그 무거운 침묵을 먼저 깨뜨린 것은 사슴 엘리였습니다.

엘리는 평소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고민하는 건 결국 축제를 잘 치르고 싶어서야. 하지만… 솔직히 토토와 함께라면 축제를 제대로 준비하기 어려워. 우리도 한계가 있잖아?"

엘리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안타까움과 현실적인 걱정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다람쥐 미미가 밝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엘리의 말을 이어받았습니다.

"그래, 엘리 말이 맞는 것 같아. 물론 토토가 나쁜 건 아니야.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계속 배려하고 맞춰줬는데, 결국 계속 어려워졌잖아? 이번만큼은 우리가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아."

미미는 여전히 다정한 말투였지만, 은근히 자신의 의견을 더 돋보이게 하며 친구들의 마음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너구리 루키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그렇다고 토토를 배제하면, 토토가 상처받지 않을까? 우리 친구인데…"

루키는 다른 친구들이 마음을 다칠까 봐 가장 걱정하는 다정한 친구였기에, 토토의 마음이 불편해질 상황이 못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러자 미미가 다시 웃으며 루키를 다독였습니다.

"루키야, 물론 우리도 마음이 편한 건 아니야. 하지만 이번 축제를 모두를 위해 성공시키려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야. 이번이 마지막은 아니잖아? 다음엔 또 함께할 수 있을 거야."

친구들은 미미의 확신 어린 목소리에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엘리도 결국 깊은 숨을 내쉬며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음 날, 친구들은 토토를 찾아가 미미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토토야, 이번 축제 준비는 우리가 따로 하기로 했어. 미안해…"

토토는 순간 말을 잃고 멍하니 친구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당당했던 얼굴에는 처음으로 당황과 분노의 빛이 교차했습니다.

"뭐라고? 나를 빼고 너희끼리 하겠다고?"

토토는 자존심이 무너진 듯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습니다. 미미는 얼른 다정하게 말했습니다.

"토토야, 네가 싫은 게 아니라 그냥 이번에는 조금 상황이 어려워서 그래. 이해해 주지 않을래?"

하지만 토토는 이미 미미의 말을 듣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저 뒤돌아서며 중얼거렸습니다.

"두고 봐. 내가 없어도 잘 될지 지켜보겠어."

축제 당일 날이 밝았습니다. 친구들은 어색하고 불안한 마음을 애써 숨기고 축제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하지만 막 축제가 시작되려는 순간, 갑자기 광장 한편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토토였습니다.

"나 없이 축제가 잘 될 거라 생각했어? 이게 너희가 원한 거지!"

토토는 분노에 차서 친구들이 정성껏 꾸민 축제 장식을 어지럽게 흐트러트리기 시작했습니다. 색색의 꽃들은 바닥에 떨어져 짓밟혔고, 힘겹게 준비한 무대도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미미는 놀라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았고, 루키는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허탈해했습니다. 엘리는 깊은 좌절감과 슬픔으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충격과 슬픔으로 웅성거리며 어지럽혀진 축제 현장을 바라보았습니다.


축제가 엉망이 된 이후, 마을의 분위기는 얼어붙은 듯 차가웠습니다. 친구들은 더 이상 토토를 만나려고 하지 않았고, 마주치면 금세 고개를 돌리며 자리를 피했습니다. 마을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토토에 대한 불만과 실망을 속삭였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화가 난 토토는 어느 날 참다못해 친구들을 숲속 공터로 불러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미미, 엘리, 루키는 불편한 침묵 속에 서 있었고, 토토는 곧장 날카롭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너희, 나한테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왜 나를 피해? 뭐가 문제인지 말해!"

토토의 강한 어조에 친구들은 순간 당황했지만, 곧 엘리가 차분하게 대답했습니다.

"토토, 네가 정말 그걸 몰라서 물어? 지금까지 네가 우리한테 어떻게 행동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토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난 항상 너희를 위해 좋은 의견만 냈어! 너희가 제대로 따라주지 않아서 축제가 망한 거잖아!"

미미가 토토의 말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토토, 너는 그게 좋은 의견이라 생각했겠지만, 우리가 얼마나 네 의견을 참고 배려했는지 알아? 네가 제멋대로 말할 때마다 우리가 맞춰주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너 정말 몰라?"

토토는 미미의 말에 발끈하여 화를 내며 소리쳤습니다.

"맞춰줬다고? 난 너희가 정말로 내 의견을 좋아한 줄 알았다고! 그럼 진작에 말을 했어야지, 왜 이제 와서 나를 나쁜 놈처럼 몰아?"

조용히 듣고 있던 루키가 안타까운 눈빛으로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네가 상처받을까 봐 말을 못 했던 거야, 토토.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못 하겠어. 우리도 너무 힘들어."

루키의 말에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미미가 단호하게 선언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네게 맞추고 배려하지 않을 거야. 네가 남의 의견을 듣지 않으면, 우리도 네 의견을 들어주지 않을 거야."

토토는 그 말에 크게 상처받고 분노하며 외쳤습니다.

"그래? 그럼 나도 너희 같은 친구들 필요 없어! 너희끼리 잘 지내 봐!"

격렬한 말다툼이 끝나자, 토토는 혼자 씩씩대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분노와 억울함에 몸을 떨면서도, 그는 친구들의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여전히 알 수 없었습니다.

늦은 밤, 집 밖에서 작은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토토가 문을 열어보니 작은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상자에는 루키가 직접 만든 듯한 쿠키와 작은 메모가 놓여 있었습니다.

"토토야, 싸우게 돼서 미안해. 하지만 널 생각하는 마음은 진심이야."

하지만 그 순간 토토는 쿠키 상자를 발로 힘껏 차버렸습니다. 쿠키는 땅 위에 흩어졌고, 메모도 흙먼지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토토는 화가 가라앉지 않아 중얼거렸습니다.

"이제 와서 뭐야? 다들 위선자들이잖아!"

그러나 밤이 깊어질수록 마음 한편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의 말과 표정이 자꾸만 떠오르며 토토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결국 토토는 결심을 했습니다.

"여기선 더 이상 못 있겠어. 다른 마을로 떠나면 다들 내 가치를 알아줄 거야."

다음 날 새벽, 아무도 모르게 토토는 마을을 떠났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친구들의 말이 가시처럼 박혀 있었지만, 아직은 그 뜻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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