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_쿠키: 『역지사지』

by FIPL

긴 여행 끝에 도착한 낯선 마을은 시끌벅적한 웃음소리와 화려한 빛으로 가득했습니다. 광장 한가운데에서는 원숭이 '리노'가 화려한 옷을 펄럭이며 당당히 춤과 노래를 펼치고 있었지요. 마을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가 토토의 귀를 찌르듯 울렸습니다.

토토는 무슨 소리인지 너무 궁금하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결국 참지 못하고 리노에게 다가가 외쳤습니다.

"이봐! 나도 꽤 재능 있어! 내가 네 공연에 끼면 훨씬 더 멋질 거야!"

리노는 귀찮다는 듯 토토를 훑어보며 차갑게 미소 지었습니다.

"그래? 어디 얼마나 잘났는지 한 번 보여주지 그래."

토토는 의기양양하게 재주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곧 수군거리며 등을 돌렸고, 리노는 어깨를 으쓱하며 손을 내저었습니다.

"됐어, 거기까지! 내가 생각한 대로 하는 게 최고야. 너는 그냥 방해만 되니까 비켜줄래?"

토토는 화가 나고 창피해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습니다. 생전 처음 당해보는 무례한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토토는 포기하지 않고 매일같이 리노에게 다가갔습니다. 리노는 그럴 때마다 토토를 깔보며 냉소적으로 말했습니다.

"네 의견 따위는 필요 없어. 시키는 대로 하든가, 아니면 사라져!"

토토는 점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괴롭고, 리노를 만나는 게 두려워졌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화도 치밀어 올랐습니다.

'리노는 왜 저러는 거야? 내가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는데!'

리노의 무시와 차가운 시선, 비웃음이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되자 토토는 어느 순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워졌습니다. 마을 구석 외딴 나무 아래에서 홀로 앉아 토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뭔가가 부글부글 끓어올랐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한테 왜 이렇게 하는 거야!"

토토는 가방을 집어던지듯 내려놓았습니다. 그 순간, 가방 속에서 무언가가 툭 튀어나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습니다. 작고 낡은 주머니였습니다. 토토는 의아한 얼굴로 주머니를 열어보았습니다.

안에는 바스러진 쿠키와 함께 조그맣게 접힌 쪽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토토야, 힘내. 너의 친구 루키가』


토토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춰 섰습니다. 자신에게 화를 내던 친구들의 얼굴, 울먹이며 작은 쿠키를 두고 떠나갔던 루키의 쓸쓸한 뒷모습.

토토의 마음이 천천히 내려앉았습니다. 마치 얼음장같던 마음속 어딘가가 작은 금이 가듯 아려왔습니다.

'내가... 친구들에게 이런 행동을 했었나...?'

처음으로 자신이 친구들에게 했던 말과 행동들이 하나하나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이 웃으며 자신을 맞춰주었던 순간, 배려하며 기다려주었던 표정들이 머릿속에서 흐릿하게 나타났습니다.

토토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고였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친구들을 아프게 했는지 비로소 깨달았던 것입니다. 무거운 후회가 가슴을 누르는 것 같았습니다.


긴 밤이 지나고, 아침 햇살이 어깨 위로 내려앉을 때쯤, 토토는 천천히 일어나 길을 나섰습니다. 발걸음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배려와 반성의 마음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토토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중얼거렸습니다.

"돌아가서... 친구들에게 꼭 사과해야겠어. 내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이제야 알았어."

그렇게 한 걸음씩 마을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토토의 가슴에는 다시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의 씨앗이 조용히 싹트고 있었습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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