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로 돌아온 토토는 여전히 광장의 아이들 사이로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습니다. 저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발끝이 제자리에서 땅을 긁었고, 가슴속에는 알 수 없는 무거운 돌이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토토는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마을 외곽의 오래된 연못으로 향했습니다.
연못은 숲길을 조금만 걸으면 나타났습니다. 바람이 멎은 오후, 물결 하나 없이 고요하게 잠든 연못은 거울처럼 세상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토토는 물가에 서서 몸을 숙였습니다. 그 속에는 자기 얼굴이 뚜렷하게 떠올라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얼굴은 어딘가 낯설고, 심지어 조금은 서늘했습니다.
‘저게… 나였어?’
물속의 토토는 눈가가 날카롭게 접혀 있었고, 입술은 꼭 다물려 있었습니다. 작은 일에도 부아를 내고, 마음을 닫아두었던 지난날의 표정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토토는 괜히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옆의 자갈 하나를 주워 연못 속으로 툭 던졌습니다. 둥그런 물결이 퍼져가며 얼굴이 일그러졌습니다. 마치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관계들이 서서히 금이 가고 무너져 가던 순간을 눈앞에서 다시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뒤에서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다가왔습니다. 툭, 툭, 젖은 흙 위를 밟는 소리. 토토가 고개를 돌리자,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거북 ‘세렌’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세렌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토토 옆에 서서, 연못 위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물은 네 마음을 비추는 거야.” 세렌의 목소리는 깊고 낮았습니다.
“흐리면 흐린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숨기려고 해도 결국은 드러나지.”
토토는 대답하지 못하고 연못 속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물결은 조금씩 잦아들었지만, 아까보다 얼굴이 더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세렌은 그 모습을 보며 덧붙였습니다.
“네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그 표정이 다른 이에게 어떤 기분을 주는지… 스스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단다.”
토토는 그 말을 가만히 삼켰습니다. 연못 속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무언가가 흔들렸습니다. 그는 문득, 친구들에게 화를 내던 모습, 무심코 던진 말, 그리고 그 후의 침묵까지 하나하나 떠올렸습니다.
바람이 불어와 연못 표면에 작은 물결이 일렁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 흔들림 속에서, 토토는 조금 더 부드러운 눈매를 발견했습니다.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히 달라진 표정이었습니다.
토토는 천천히 일어나 연못을 뒤로했습니다. 세렌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오래된 나무 그늘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날 이후, 토토는 가끔 연못에 찾아와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보았습니다. 그것이 흐릿하든 맑든, 도망치지 않고 바라보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