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날이 가까워지자 마을 사람들의 얼굴은 기대보다는 걱정과 피로가 짙게 깔렸습니다. 모두들 애써 웃으며 서로를 격려했지만, 눈빛 속에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특히 토토가 다가오면 친구들의 얼굴엔 미소와 함께 긴장감이 서렸습니다.
"자, 오늘은 마을 연극을 준비할 거야! 다들 배역을 정하고 연습하자."
미미가 친구들을 독려하며 밝게 말했습니다. 친구들은 각자 배역을 맡아 진지하게 대사를 연습하고 동선을 맞춰보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뒤, 저 멀리서 토토가 신나게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지만, 미미가 급히 미소를 띄우며 토토를 반겼습니다.
"토토야, 마침 왔구나! 연극 준비를 시작했는데, 네가 맡을 배역은…."
하지만 토토는 미미의 말을 듣지도 않고 자신 있게 외쳤습니다.
"나는 당연히 주인공이지! 내가 주인공을 맡아야 가장 멋진 연극이 될 거야!"
친구들은 이미 주인공을 맡은 루키를 슬쩍 바라보았습니다. 루키의 표정은 순간 얼어붙었지만, 곧 토토를 향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래… 그래도 괜찮아, 토토야. 네가 주인공을 맡으면 내가 다른 역할을 하면 되니까…."
친구들은 루키의 배려심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토토는 그런 분위기와 친구들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채 신나게 자기 대사만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관객들이 좋아할 거야! 봐, 내가 만든 대사가 훨씬 더 멋지지?"
토토가 제멋대로 대사를 바꾸고 동선을 마구잡이로 만들면서, 친구들의 연극 준비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은 그 상황을 어떻게든 수습해보려 했지만, 이번만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친구들은 조용히 모여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토토가 상처받지 않게 하려고 항상 맞춰줬지만… 이제 우리도 너무 힘들어졌어."
루키가 힘없이 말했습니다. 엘리도 슬픈 목소리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맞아, 우리가 이렇게 애쓰는 동안 축제는 점점 엉망이 되고 있잖아. 이러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헛된 게 아닐까?"
미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래도 토토는 우리 친구잖아. 우리가 좀 더 노력하면 토토가 언젠가는 깨달아 주지 않을까?"
친구들은 미미의 말을 듣고 침묵했습니다. 모두들 토토를 좋아하고 아꼈지만, 그 따뜻한 배려가 자신들을 점점 더 힘들게 한다는 사실도 깨닫고 있었습니다. 마을의 분위기는 실타래가 뒤엉킨 듯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었습니다.
한편, 토토는 전혀 다른 마음으로 밤하늘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내가 주인공으로 나서니까 모두들 좋아하잖아. 역시 내 생각이 옳았어!"
하지만 밤하늘의 별빛 아래 마을 친구들의 마음은 깊은 한숨과 고민으로 뒤엉켜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쉽게 풀어낼 수 없을 것 같은 복잡한 실타래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