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실로, 세상에 나온 첫 책
첫 책을 POD로 준비하며 크고 작은 어려움과 해결 과정,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그 이야기는 지난 글에 기록으로 남겨보았다.
https://brunch.co.kr/@drvector/42
그 인고의 시간이 마침내, 드디어, 비로소, 끝났다. 연휴 직전, 두근두근 설렘 속에서 교보문고 페이지를 틈틈이 새로고침하며 드디어 상태 변경 메시지를 확인했다. POD 검수 및 승인 과정이 모두 완료되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니 온라인 교보문고에서 검색이 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편집에 매달리고 꼼꼼하게 하나하나 만들어간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내가 올린 표지 이미지, 책 소개, 작가 소개 등등이 보였다. 책을 구매하는 입장에서 페이지를 열어볼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슥슥 넘겼던 이 페이지가,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고 뿌듯함이 샘솟았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니 9월 신간이라는 타이틀로 검색이 된다! 완전 신기.
이번 글에서는 승인 이후의 폭풍 같은 여정을 생생하게 풀어낼 것이다. 내 책을 처음으로 내 손에 쥐었을 때의 전율부터, 꼼꼼한 실물 검수 과정에서 맞닥뜨린 기대와 아쉬움까지, 다음 책을 준비할 미래의 나를 위해 기록으로 남겨 보려고 한다.
지난번 원고 오타 발견은 청천벽력과 같았다. 어렵게 등록한 원고를 반려하고 수정하여 재등록하는 과정은 예상보다 더 많은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다시 처음부터 검수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심리적인 파동이 심했다. 별 것 아니지만, 그냥 기다리면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지만, '과연 이번에는 한 번에 통과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실수는 없을까?' 하는 걱정들이 괜스레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빨리 보고 싶었기에...)
마침내 연휴 직전, 기적처럼 승인이 완료되었다. 모든 검수 과정이 완료되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 온라인 교보문고 사이트에 접속했다. 검색.
"우와 이제 뜬다!"
클릭하니 상세 페이지가 열리고, 책 소개, 목차, 작가 소개가 떴다. 드디어 세상에 나온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호기심 반, 설렘 반으로 네이버 검색창에 책 제목을 입력해 보았다. 맙소사! '9월 신간도서'라는 타이틀과 함께 검색이 된다! 이제 단순히 파일 뭉치가 아닌, 실제로 독자들에게 판매되는 '책'이 되었다는 현실적인 감격이 온몸을 감쌌다. 출판사를 만들고 나서 드디어 진짜 아웃풋이 하나 나왔구나.
가장 먼저 내가 해야 할 일은 이 책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었다. 샘플 확인은 물론,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SNS 마케팅에 활용할 분량을 확보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POD(Publish On Demand) 시스템의 특성을 다시 한번 깊이 이해했다. POD는 '주문 즉시 제작' 방식이다. 일반 도서처럼 재고가 쌓여 있는 것이 아니기에,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인쇄가 시작된다. 따라서 주문부터 배송까지 일반 도서보다 시간이 소요된다.
나는 10월 1일에 떨리는 손으로 첫 주문을 넣었다. 그리고 마침 연휴 기간이 겹치는 바람에, 인쇄와 발송에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10월 13일 출고 예정이라는데, 그 13일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택배 상자를 수령하여 두근두근 열어보고 책을 두 손에 쥔 날은 10월 14일 늦은 저녁이었다. 주문부터 수령까지 무려 2주라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연휴가 없었다면, 이 정도까지 오래 걸리진 않는다.) 나처럼 아주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현대인이라면, '기다림의 미학'을 이해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책이 도착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교보문고 기준, 주문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평균 4일 이후 발송된다.
택배 상자를 열고 첫 책을 손에 들었을 때, 그 순간의 전율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화면 속 이미지로만 보던 책이 실제 인쇄물로, 바코드와 ISBN까지 완벽하게 박힌 '진짜 책'의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신기함과 뿌듯함이 온몸을 감쌌다. 하지만 감격도 잠시, 나는 곧바로 비장한 마음으로 꼼꼼하게 실물 책 검수 과정에 돌입했다.
표지 재질 확인: 주문했던 아트지 재질이 예상대로 잘 나왔는지, 코팅은 매끄럽게 처리되었는지, 그리고 내가 원했던 색감이 제대로 표현되었는지 육안과 손끝으로 샅샅이 확인했다.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이니만큼 신중하게 살폈다. 유광으로 코팅했는데, 반짝반짝 코팅이 잘 되어 왔다.
본문 재질 확인: 본문 종이(미색모조)가 선택한 대로 인쇄되었는지, 종이의 두께감과 넘김 질감은 독자들이 책을 읽을 때 편안함을 줄 수 있는지 집중했다. 혹시 종이가 너무 얇아 뒷면 글씨가 비치지는 않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폰트 가독성 검수: 모든 페이지를 넘겨가며 본문의 폰트 크기와 종류가 읽기에 편안한지, 혹시 인쇄 과정에서 글자가 깨지거나 뭉개진 부분은 없는지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독자의 몰입감을 해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다행히 이 부분은 문제가 없어 안심했다.
본문 컬러 인쇄 품질 확인 (해당 시): 이 부분은 본문을 컬러로 선택하였을 경우,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컬러 삽화가 많이 있었기에, 원본과 인쇄물의 색감이 얼마나 유사하게 구현되었는지, 색 번짐이나 탁색 현상은 없는지 한 장 한 장 확인해 보았다.
제본 상태 확인: 책등이 튼튼하게 제본되었는지, 페이지가 이탈하거나 구겨진 부분은 없는지, 책을 펼쳤을 때 무리가 없는지 꼼꼼히 검수했다. 제본 불량은 독자의 불만족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책은 나의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왔다. 특히 본문 인쇄 상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표지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내가 직접 디자인한 표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실물로 받아보니 '아 좀 허접하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온라인 화면으로 보던 것과 실제 인쇄물로 보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색감, 레이아웃, 그리고 텍스트 가독성 측면에서 보완할 점이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표지는 책의 '얼굴'이자 독자가 책을 구매할지 말지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 미치는 요소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표지 디자인의 중요성을 그 어떤 때보다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다음 책은 이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보완하여, 독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더욱 완성도 높은 표지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다짐을 했다.
수많은 수정, 그리고 피 말리는 기다림 끝에 첫 POD 출판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실물 책을 손에 쥐고 모든 검수 과정을 마무리하며 느낀 보람과 성취감은 그 어떤 어려움도 잊게 할 만큼 짜릿하다.
이번 POD 출판은 단순히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았다는 것을 넘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출판사 대표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원고 편집, 책 기획, 유통 과정 공부, 그리고 책 실물 확인까지 이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얻은 지식과 노하우는 앞으로의 창작 활동과 출판사 운영에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현재는 작가에게 제공할 분량과 함께, 주변 지인 및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마케팅에 활용할 분량을 확보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다음 책의 출판에서는 첫 책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줄여보고, 계속해서 또 다른 삽질도 하며 경험을 더 쌓아보려고 한다. (다음 책은, 약간 다른 분야로 준비 중!) 다음 글에서는 첫 책의 작가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한다.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