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먹는 욕망
작가 : 최형진, 김대수 지음
출판사 : 빛의 서가
나는 20kg을 감량했다. 하지만 최근에 스트레스로 급격하게 3kg가 쪄서 너무 무서웠다. 다시 고도비만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내 식욕은 줄지 않았고 조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다이어트와 식욕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고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먹는 욕망’ 내 식욕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제목이었다.
‘난 가난한데 왜 뚱뚱하지?’ 요새 릴스, 쇼츠에 뜨는 노래 가사이다. 정말 이 가사가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들(부자)보다 일반 사람들의 비만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다. 음식이 풍족한 사람들이 더 많이 먹을 것 같지만 그 반대라고 말한다. 음식이 풍족하지 않을때 우리의 뇌와 몸은 언제 또 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이것을 음식 불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먹으려고 한다.
특히 어렸을 때 음식 공급이 불안정하게 되면 폭식을 하게 되고 고열량 음식(과자, 아이스크림)들을 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기억이 형성 된다고 한다. 이는 결국 비만으로 쉽게 이어진다. 애초부터 음식이 풍족한 사람들은 음식에 대해서 초조함과 배고픔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언제든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을 것이다. 조금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 모두 규칙적이고 올바른 식생활을 해야 비만을 물리칠 수 있지만 각자의 사정 때문에 모두가 실현하기 힘든 현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굶어서 살을 빼면 안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음식을 너무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폭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언제 또 못 먹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이렇게 음식 불안정은 우리의 의식적, 무의식적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171p
예전에 사촌언니가 아파서 사촌언니의 고양이를 꽤 오랫동안 키운 적이 있다. 매일 간식을 주긴 하지만 정말 소량이었기에 매일 사료를 맛있게 먹는 고양이가 신기했다. “모스야 똑같은 사료 먹는 거 안지겨워?” 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이 책에서는 왜 인간이 다양한 음식을 추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말한다. 바로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그냥 이것조차도 과학이었다는 것에 약간 충격을 먹어서 독후감에 기록하고 싶었다. 물론 이 해석이 틀렸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꽤 설득력있는 이론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다양한 먹잇감을 찾아 지구 구석구석을 누볐다. 만일 인간이 한 종류의 먹잇감에 만족하였다면 인간의 서식지는 먹잇감의 존재와 분포에 따라 제한되었을 것이다. 치타가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부에 서식하고 대나무 속을 좋아하는 판다가 대나무 숲을 떠날 수 없는 것처럼 인간도 특정한 지역 내에서만 머물렀을 것이다. 38p
자연선택이론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다양한 음식을 추구하는 유전자와 단일한 음식에 집중하는 유전자가 동시에 존재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음식을 추구하는 유전자의 빈도가 높아져 오늘날 인간이 맛있고 좋은 음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은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43p
반면, 유전학적인 해석에 따르면 몽골인들에게는 이미 다양한 음식을 추구하는 유전자가 있었기에, 넓은 지역을 정복하여 다양한 음식을 접했을 때 쉽게 적응하고 해당 지역 음식 문화에 동화될 수 있었다. 44p
우리는 옛날보다 훨씬 자유로워졌다. 먹고 싶은 음식을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배고파한다. SNS에서 유행하는 음식을 먹지 못해서 안달이 난다. 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사회적으로 놀아나고 있는 우리들을 발견했다. ‘과연 내가 정말 먹고 싶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다. 그저 사회적으로 유행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경험을 못 해봤다는 이유로 먹는 것이 맞는 것인가? 나는 이러한 사회적 욕망이 비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의 나도 ‘두바이쫀득쿠키'가 너무 먹어보고 싶다. 처음에는 전혀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매일 계속해서 보여주는 SNS 때문에 맛이 너무 궁금해졌다. 우리는 어쩌면 평생 자유롭게 살 수 없지 않을까? (진격의 거인이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즉, 우리는 단지 배고프기 때문에 먹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부러워할 만한 음식, 사회적으로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방식으로 먹기를 원한다. 이러한 사회적 욕망은 끊임없이 새로워지며 인간은 항상 ‘더 많은 것' ‘더 나은 것'을 추구하게 된다. 76p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현대인은 자유를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자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도피한다고 말한다. 과거의 권위에 복종하던 시대를 벗어났지만, 이제는 무한한 선택지와 자기결정의 부담 속에서 인간은 스스로를 무력화시키고, 익명성과 동질성 속에 자신을 녹여버린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무력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직 소비의 주체로서 인간은 먹고 살찌기 위한 목적을 향해 진화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자유롭게 되었지만 자유롭지 못하다. 욕망은 우리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인간을 끊임없이 달리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소비사회, 이미지사회, 성과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더 나은 나'를 욕망하지만, 그 욕망의 근원과 방향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닐 수 있다. 77p
예전에 한참 다이어트를 할 때 ‘소식좌'가 유행이었다. 그래서 ‘소식좌 되는 법'이라고 유튜브에 쳤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소식좌에 대해서 자세하게 다루는 채널이 딱 하나가 있었고 엄청 열심히 보며 공부했었다. 그 영상들이 지금의 내가 되는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그 채널의 이름은 유명한 ‘이지은 다이어트'다. 다이어트 할 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지 모르겠다. 소식좌 영상들을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 영상들의 핵심만 말하자면 ‘음식을 아주 조금씩 천천히 음미하며 먹기'였다. 나는 영상들을 본 이후로 모든 음식을 쪼개어 먹기 시작했고 오로지 음식에만 집중하며 먹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포만감을 느끼는데 큰 효과가 있었고 아직까지도 음식을 쪼개먹는 습관이 남아있다.(아직까지 작은 홈런볼 한 개도 두입, 세입으로 쪼개 먹는다. 그럼 금방 질려서 많이 안 먹게 된다.) 그 당시에는 왜 이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 모르고 따라하기만 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음식을 눈으로, 코로, 입으로, 손으로 먹는다. 우리는 이 감각들을 총 동원해서 먹어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게 되고 배부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만족스러운 식사'이다. 내가 혼자 음식을 만들어 먹더라도 예쁘게 먹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식사를 온 몸으로 느끼며 먹어야 한다.
이렇게 우리 뇌는 음식을 삼키기 전부터 보고, 냄새 맡고, 맛보고, 촉각으로 느끼면서 어떤 음식이 얼마나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될지 인지하고, 계산하고, 이를 반영하여 배부름을 유발하기 시작하고 배고픔을 감소시키기 시작한다.
내가 무엇을 얼마나 먹고 있는지 충분히 풍성하게 다양한 감각으로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더 풍성한 배부름을 느끼고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86p
우리는 위에 들어가는 음식 크기를 객관적이고 절대적으로 측정하여 배부름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얼마나 먹었는지 눈으로 보면서 한 그릇을 다 먹었다고 인지할 때 배부르다고 느낀다. 92p
왜 사람들은 술, 담배, 고열량 음식들이 안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까? 책에서는 도파민의 문제라고 한다. 즉각적인 보상을 원하는 뇌는 측좌핵이고 장기적인 보상을 선택하는 뇌는 전전두엽이다. 여기서 문제는 측좌핵이 전전두엽보다 빠르고 강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우리는 몸에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 앞에 있는 술과 담배, 음식들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활용해서 장기적인 보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한다.
-식습관을 기록하여 도파민 시스템(성취감)을 자극하자
-충동 조절을 도와주는 세로토닌을 쉼과 마음챙김을 통해 얻자
스스로 습관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루이스 버크 등이 미국 다이어트 협회지에 기고한 리뷰에 따르면 자기 모니터링, 특히 스스로 수행한 음식 섭취 기록이 체중 감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음식 섭취를 기록하는 행위가 성취감을 주어 도파민 시스템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154p
몰리 크로켓과 연구진의 연구에서는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키면 사람들이 즉각적인 보상을 덜 선택하고, 장기적인 보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세로토닌이 충동 조절과 미래 보상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러한 발견은 식이 조절과 다이어트와도 관련이 있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배외측전전두엽이 더 활성화되어 있었다. 즉,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충동적인 욕구를 억제하는 신경 회로가 더 잘 작동한 것이다. 반대로, 세로토닌이 부족한 경우(예 : 극단적인 다이어트 후) 충동 조절이 어려워져 폭식 행동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57p
나 스스로 자신의 실패를 격려해주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세로토닌의 샘을 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인생의 실패와 고통으로 인해 도파민 신경이 억눌려 있을 때, 쉼과 마음챙김을 통해 깨달음의 보상이 주어지면 뇌 속의 세로토닌 신경이 활동하기 시작한다.
세로토닌은 단기적인 쾌락보다 장기적인 보상을 추구하게 하고, 일과 스마트폰과 나쁜 습관으로부터 나를 분리할 수 있도록 한다. 나아가 우울한 이웃을 돌아보는 봉사는 뇌 속에 잠자고 있는 세로토닌 신경을 깨우는 강력한 각성제다. 159p
‘살이 더 찐 것 같아.’ ‘어후 이 살 좀 봐.’ ‘이 살들 어떻게 할거야.’ ‘뚱뚱해가지고 맞는 옷이나 있겠어?’ 고도비만 시절 매일 듣던 말들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한 말들이다. 특히 부모님과 친척들이 했다. 나도 내가 비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살을 너무 빼고 싶었다. 비만인들 중에서 날씬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만인들은 이미 스스로에게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런데 그 스트레스를 더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으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그런 말을 듣는다고 해서 살을 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저 스트레스만 더 쌓일 뿐이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는 자기조절능력을 저하시켜 더 먹게 한다. 나는 거의 모든 비만인들이 이러한 말을 들어왔기에 정신적인 병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살을 뺄 수 있다. 제발 모든 사람들이 그런 상처주는 말들을 멈춰줬으면 좋겠다.
과연 이런 비만 낙인은 비만을 치료하는 동기부여의 효과가 있을까? 최근 여러 연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비만에 대해 낙인하고 사회적 압력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결국 더 심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왜곡된 생각 흐름, 과도한 섭식억제 성향을 만든다. 이런 스트레스와 뒤틀린 사고는 음식에 대한 갈망을 부추기고 자기조절능력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자기조절능력을 저하시키고, 과도한 음식 갈망과 폭식을 초래한다. 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체형 관련 낙인을 경험했던 사람은 성인이 되어 비만이 될 확률이 62% 높았다. 어린 시절 실제 체형과 관계없이 체형 낙인을 경험하면 스트레스와 뒤틀린 사고를 유발하여 해로운 섭식행동을 하게 하고 비만하게 만든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일상생활 중에서 비만 낙인 스트레스를 느꼈을 때에는 평소보다 1단위 더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180p
사실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왠만해서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식습관을 기록해라, 만족감 있는 식사를 해라, 과도하게 제한하는 식단을 하지 말아라, 소식해라 등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들이다. 하지만 이 책은 더 나아가서 과학적으로 왜 이렇게 해야하는지 알려준다. 왜 우리는 단기 보상을 선택하는지, 왜 우리는 음식을 온 몸으로 느껴야 하는지, 왜 소식해야 하는지, 왜 우리가 음식에 갈망하는지를 알려준다. 나의 경우에는 그 이유들을 알면 납득하고 실천하게 되는 유형이다. 무작정 ‘이렇게 하세요.’라고 한다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왜’ 이렇게 해야하는지를 같이 알려주면 설득당하게 된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대부분의 음식을 쪼개먹는데 그렇게 먹기 전에 왜 이렇게 먹어야하는지를 생각한다. 일단 혀의 크기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많이 먹나 적게 먹나 느끼는 맛은 똑같다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많은 양을 먹는 이유는 계속해서 그 맛을 느끼고 싶기 때문인데 쪼개서 먹으면 이 맛을 여러번 느낄 수가 있어서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조금씩 오래, 많이 먹어야 포만감이 든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런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연습하니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과자 한 조각도 쪼개 먹게 되었다. 나만의 팁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이유를 알면 행동하기가 조금 더 쉬워진다는 말을 하고 싶다.
많은 다이어터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떻게, 그리고 왜 이렇게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를 알면 좋겠다. 내가 1년동안 공부한 다이어트에 대한 내용들이 정리되어 이 책에 모두 들어가있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이유도 곁들여서 납득이 될 수 있도록 말해준다. 최근에 읽은 과학 책 중에서 제일 좋았다고도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의 모든 다이어터, 유지어터 화이팅! 제발 우리 모두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