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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시가 되어 내게로 왔다.

시는 나를 위로하는 친구이다!

by 이열하

그 문장이 시가 되어 내게로 왔다(프롤로그)


저의 마음에는 늘 외로움이 한가득입니다. 그 외로움은 이내 우울감으로 변하고, 때로는 슬픔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듭니다. 어떨 때는 슬픔이란 감정을 스스로 애써 소환할 때도 있습니다. 가령 서른셋이라는 어린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된 언니가 보고 싶을 때, 혹은 직장에서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그렇습니다.

그럴 때면 슬픈 음악을 들으며 종종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작은 위로를 받기는 하지만,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감정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늘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의 권유로 시를 쓰게 되었고, 시를 쓰는 행위를 통해 외로운 시간을 견디고 글로 소통하며 위로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슬픈 음악을 듣는 것에 비하면 훨씬 큰, 상상 이상의 위안이었습니다.


시는 거친 세상 속에 피어난 한 송이의 위안이기도 합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669편의 시를 '씀'이라는 앱에 써 내려가며, 시는 제게 더할 나위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제게 시는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소통의 창이자, 삶의 단면을 포착하는 순간의 기록입니다. 또한 침묵 속에서 울려 퍼지는 내면의 목소리이며, 거친 세상 속에 피어난 한 송이의 위안이기도 합니다.

시를 쓰는 여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책과의 인연도 깊어졌습니다. 책 속 문장들이 제게 위로와 공감을 건네주었으니까요.

누군가에게는 그저 흔한 문장일 수도 있고, 때로는 무의미한 나열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평범했던 문장 하나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제게로 성큼 걸어 들어왔습니다. 그 문장은 마치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감정이나 생각을 깨우는 마법의 주문 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라는 문장을 떠올려 볼까요? 어쩌면 수없이 듣고, 수도 없이 말했던 문장일 것입니다. 그러나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은 절망적인 순간에, 이 문장이 불현듯 떠오르거나 누군가의 입을 통해 제게 전해지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 순간 그 문장은 단순한 위로의 말이 아니라, 결코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삶의 굳건한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어떤 문장은 제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제 모습을 발견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너는 너 자체로 아름답다'는 문장이 그렇습니다. 늘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던 제게 이 문장은 자존감을 되찾아주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그 문장을 통해 비로소 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 문장은 때로는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되기도 합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마라'는 문장 하나가, 망설이던 발걸음을 용기 있게 내딛게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문장이 제게 도착한 순간, 저의 세계는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확장됩니다.

우리에게 문장은 단순한 글자들의 조합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변화시키고, 삶의 방향을 바꾸는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입니다.


더 나아가, 저는 그런 깊은 울림을 주는 문장이 선사하는 영감으로 시와 제 삶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싶습니다. 저를 채우는 감각의 언어들, 즉 시와 함께 저의 삶을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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