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게 얹어 놓은
유리눈 감고
스미는 풍경에
빛무리 번지는 밤
눈물짓는 달에
대신 맺힌 별
찌푸린 가로등
뭉개진 걸음으로 맴도는 거리
또아리 튼 불빛
스스로 기쁘지 못한 자는
얼마나 외로운가
못 이겨 다시
선명히 보니
눈물 그친 것들과 울음 짓는 나
인생의 절반 이상을 써 온 안경은 제 눈과 다름없었습니다. 한 몸으로 살아왔는데도 코로나 시기에 마스크를 쓰면서 시야도 가리고 그 주위를 계속 만지다 보니 긁히고 찍히고 상처가 얼굴에 꽤 나더군요. 그렇게 안경이 구속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시점과 한 번씩 오는 깊게 울적한 순간이 겹치던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를 두르고 있는 방마저 답답했던 늦은 밤, 무작정 밖으로 나와 걸었습니다. 안경을 벗고 무언가 하는 걸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던 때이기에 그때의 저는 꽤나 답답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안경을 벗고 거리와 얼굴의 테두리가 사라진 모든 빛이 번지는 몽롱한 밤을 걷게 되었습니다. 추상화처럼 헤드라이트 마트 가로등 달 별 모든 빛이 뭉개져 걷는 대로 흐르고 시야에 맺혔습니다. 그 몽환의 풍경 속에서 세상과의 단절, 앞날의 막막함, 무기력한 우울감에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되어 헤매던 날을 기억하며 글로 담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