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의 약속

by 소이

더 오래 곁에 머물고 싶어,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함께할 약속을 만들었다. 꾸미지 못한 채 모자를 눌러쓴 나를, 너는 피곤하면서도 다정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그 순간 수줍은 웃음이 저절로 번졌다.


차에 오르자 너는 굳이 벨트를 매어주었다. 스치듯 닿은 손길을 모른 척했지만, 마음에 그 온기가 오래 남았다.

“피곤하지 않아요?”라는 물음에,

“너를 만나는 게 내 일상의 비타민이야. … 정말이야.”


그 말이 오글거리게 다가오면서도, 행복이란 이런 거구나 싶었다.


아침 일찍 문을 연 비엔나 커피하우스에 들어서자, 통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우리를 반겼다. 벽돌과 가죽 소파가 만들어내는 빈티지한 분위기는 잠시 유럽의 느긋한 카페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주었다.


메뉴판을 펼치는 순간마저 설렜다. 아인슈페너, 멜랑슈, 그리고 맥주까지. 카페에서 맥주라니, 묘하게도 잘 어울리는 자유로움이었다. 추천받아 주문한 시그니처 커피는 은은한 견과류 향과 부드러운 고소함이 입안에 맴돌았다. 크루아상과 함께 즐기니 아침의 여유가 한층 깊어졌다.


커피를 앞에 두고 나는 노트북을 연결했고, 너는 서류 뭉치를 쌓아두고 넘기며 보고 있었다. 틈틈이 이야기를 나누며, 유리창 너머로 스며드는 햇살과 커피 향에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곤 했다.


그날의 아침 햇살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잔잔히 스며드는 커피 향처럼, 따뜻하게 스며드는 순간.


함께 듣고 싶은 음악: Norah Jones – Sun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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