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에 선배는 나를 한정식집에 데려갔다.
차를 세우고 들어가는데 잃어버린 강아지 전단, 수배 전단이 붙어 있었다.
선배는 재미있다는 듯 아주 유심히 사진을 바라봤다. 연애 사기를 친 남자의 얼굴과 ‘조심하세요’라는 글씨가 크게 인쇄되어 있었다.
그는 웃으며 내 어깨를 살짝 잡고 앞으로 이끌었다.
“이런 사람, 소이 너 같은 애들은 특히 조심해야 해.
내가 있으니까 이제 그럴 일도 없지만.”
우리 둘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갔다. 언제나 그렇듯 그는 젓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노릇노릇한 고기를 내 접시에 올려두며 말했다.
“스테이크만 잘 써는 게 아니라
고기도 제법 잘 굽지.”
나는 조심스레 쌈을 싸서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 순간, 예전의 그가 떠올랐다. 그가 고깃집에 앉아
“시험 보기 전에 세상 경험 좀 해보려고, 고기 굽는 알바도 했었어.” 라며 웃던 얼굴.
그때도 고기를 참 맛있게 구워줬었다. 약혼자의 앞에서 그 사람을 떠올리는 내가 조금은 부끄러웠다.
식당을 나서자 바람이 매서웠다.
그는 내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머리카락이랑 옷이 꼭 강아지 같다. 사진 한 장만 찍자.”
사진을 찍고는 그냥 못 두겠다며 팔을 내 어깨에 두르고 걸었다. 그의 향은 시크했고 품은 따뜻했다.
담벼락을 따라 우리의 발소리가 잠시 멈췄다.
낙엽은 소리 없이 떨어져
더미 위에 한 잎을 더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