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나: 2화]
일단, 세수부터 하자!

by 챠밍맘Charming Mom
wash-your-hands-4906750_640.jpg 출처 PIXABAY


조리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온 뒤의 2주는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힘들었다. 신생아 시기가 고된 시기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고, 마음의 준비도 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시간을 겪고 보니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2주가 지나 있었다. 내가 한 일이라곤 아기 밥 먹이고, 재우고, 기저귀를 가는 것이 전부였다. 분명 틈틈이 시간이 있었을 텐데, 운동은커녕 스트레칭 10분도 못 했다는 사실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육아만 하다가 정신 차렸을 땐 몇 년이 지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를 완전히 잊고 살아버릴 것만 같았다.



일단, 세수부터 하자!



그 순간, 나는 나를 의식적으로 챙기기로 다짐했다. 가장 먼저 실천한 건 '세수하기'였다. 5분이면 끝나는 그 사소한 행동을 지난 2주 동안 못한 날들이 꽤나 많았다. 세수 하나조차 못 했던 걸 보면, 나는 정말 나 자신을 잠시 잊고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결심했다. 몇 시에 일어나든 무조건 세수를 하자고. 그렇게 나는 일어나자마자 세수를 하고 얼굴에 로션을 발랐다. 출산 전에는 너무 당연했던 이 일상적인 루틴이 이제는 나를 챙기고 사랑하는 '의식'처럼 느껴졌다.



아주 사소한 시작


'세수하기'라는 아주 작은 행동이 나에게는 생각보다 큰 원동력이 되었다. 단 한 가지라도 나를 위한 행동을 하나 했다는 그 사실만으로 나는 조금씩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그다음엔 뭘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나는 '세수하기'를 통해 막막하고 막연했던 엄마로서의 삶에서도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아직 구체적인 목표는 없지만, 이 작은 시작을 통해 내가 예상하지 못한 무언가가 이루어질 것 같은 막연한 희망이 생겼달까.



낯설지만 따뜻한 하루들.

엄마가 된 후에도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씁니다.

육아와 나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엄마가 된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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