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4월6일
어릴적에는 명절에만 먹을 수 있었던 LA갈비였습니다.
월급쟁이 아빠의 외벌이 수입으로는 한달에 한번 삼겹살도 호사였던 어린시절이니 명절에만 먹던 LA갈비는 그렇게 맛있을수밖에 없었죠.
어른이 되고 난 뒤, 삼겹살은 그래도 종종 즐겨먹었지만 여전히 갈비는 쉽게 손이 못가서 뷔페음식으로 나오면 많이 먹었어요.
어느날 아랫집 사는 엄마로부터 LA 생갈비가 양념도 없이 통채로 저에게 왔는데 맛깔스러운 색상에 눈이 먼저 고기구경을 합니다.
평소같으면 고기를 재서 보내주곤 하셨는데, 이번에는 엄마가 바쁘신지 저보고 해먹으라며 그냥 주십니다.
예전에 엄마가 했던 방식을 기억하며,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핏물 빼는것부터 해봅니다.
사실은 결혼하고 18년차인데 LA갈비 처음 요리해봐서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겠더라구요.
일단 고기를 물에 담궜는데 아, 정말로 핏물이 제법 많이 빠지는걸 보니 물을 몇번은 갈아야할것 같았죠.
물을 갈아주기를 세번정도 거치고서야 핏물이 거의 멈췄어요. 역시 세상 귀찮은 일이니 엄마가 해주는걸 먹는게 제일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양념에도 크게 자신 없어서 엄마 몰래 온라인몰에서 쑝 배송시킨 갈비 양념이 저에게 치트키였습니다.
집에 간장도 별로 없고 양념에 넣을 재료도 거의 없어서 시판재료로 빨리 대응합니다.
냉동실 안에 조금 남아있는 떡볶이떡 꺼내서 고기랑 같이 재어두곤 냉장고에서 반나절 숙성을 시켜두니 LA갈비는 어릴적에 먹었던 맛과 찰떡같이 똑같아요.
가족들과의 저녁 식탁에 올리려고 넉넉하게 구웠더니 후다닥 먹는 속도에 금새 접시가 동났습니다.
아들은 아침 도시락에도 갈비를 넣어 김밥을 말아줬는데 다음날 또 고기 김밥을 만들어 달라며 보챕니다.
어릴적 명절에만 먹었던 추억의 LA갈비는 지금도 여전히 명절마다 엄마의 사랑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아래윗집 사는 저는 엄마의 냉장고에서 시도때도 없이 엄마의 반찬을 도둑질해서 요리가 좀체로 잘 안늘어요.
좋은 품질의 고기 덕분에 약간의 치트키만 사욯한 갈비는 엄청 맛있었습니다.
엄마에게 매일매일 내려오는 그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엄마에게 받은 사랑을 제 아들의 도시락에 담아서 내리사랑으로 이어주려 합니다.